野 '잠룡' 비상시국정치회의…정국수습책 논의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20일 야권의 주요 잠룡들과 정치지도자가 모인 '비상시국정치회의'가 본격 시작됐다. 이들은 정국수습방안과 박근혜 대통령의 진퇴문제를 놓고 심도있는 의견교환을 이룰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문재인 전 대표,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도지사, 김부겸 의원, 국민의당 소속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 천정배 전 공동대표, 정의당 소속 심상정 상임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도시락 오찬을 갖고 향후 정국수습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검찰의 중간수사발표 결과를 거론하며 "박 대통령에 대해 탄핵사유가 충분하다는 사실도 드러났다"며 "박 대통령이 결단을(퇴진) 내려준다면, 박 대통령이 명예롭게 퇴진토록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이른바 '3단계 수습론'을 거론하며 국무총리 선임문제와 탄핵문제를 병행 논의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대통령은 오히려 국정에 복귀하고 있고, (퇴진) 시한을 정해도 응답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여야 합의 총리 선임과 탄핵에 대해 병행 추진 할 때"고 밝혔다.

즉각적인 탄핵절차 착수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 시장은 "(박 대통령의) 퇴진 의사가 없음이 밝혀지고 있고, 이를 방치할 경우 국민과 대통령이 광장에서 부딛혀 심각한 불상사가 생길 수 있다"며 "이를 보완하는 방법으로 정치권은 지금 즉시 탄핵절차에 착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3당이 당(黨)을 중심으로 단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안 지사는 "대선에 도전하는 예비후보군으로 언론에 주목받는 것은 알지만, 국정혼란의 수습은 정당과 원내 지도력에 의해 질서있게 자리잡아 나가는 것이 우리가 힘을 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야권의 분열이 (박 대통령) 버팀의 가장 큰 원천이다. 야권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심 대표도 "지금은 경쟁이 아니라 협력이 필요한 시기고, 그 협력의 중심은 당이 돼야 한다"며 "이 자리에 계신 주요 잠룡들이 각 당에서 국민의 뜻에 부합하는 당론이 조속히 마련되도록 지도력을 발휘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야권의 잠룡 중 하나인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이날 회동에 개인일정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