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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훈 前 예탁결제원 사장, 임기 남겨놓고 사임…후임선정 오리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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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훈 예탁원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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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유재훈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이 임기를 한 달 정도 남겨놓은 상태에서 사임을 하고 중국 베이징행 비행기를 탔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회계감사국장 자리로 가기 위해서다.

유 전 사장은 지난 9월12일 AIIB 부총재였던 홍기택 전 KDB산업은행장 사태로 자리가 생긴 AIIB 회계감사국장에 선임됐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홍 전 행장 사태로 파생된 자리이긴 하지만 국제기구 주요 보직을 맡게 됐으니 개인적으로는 '영전'한 셈이다.
유 전 사장의 행보를 보면 회계감사국장 자리가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 유 전 사장은 지난 1일 AIIB 본사가 있는 베이징으로 가기 위한 비자가 나오자마자 3일 중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비자 발급 하루도 안 돼 오는 27일까지 임기인 예탁결제원 사장 자리를 던져버렸다.

유 전 사장은 비자가 안 나와서 지난달 31일(월요일)까지도 당초 계획대로 2일까지 출근할지 회사 측에 확답을 주지 못했다고 한다. 유 전 사장은 2일 오전 10시로 예정됐던 '이임식'도 돌연 취소했다. 노조 측 반발 때문이었다. 당초 이임식이 열리기로 한 서울 여의도 예탁결제원 12층은 썰렁함만 감돌았다. 노조 측은 '유재훈 사장은 이임식할 자격이 없다'는 성명서를 뿌렸다. 서울 여의도 본사 1층 엘리베이터 옆에도 대자보가 나붙었다. "3년간 본인 이미지 세탁과 홍보와 치적을 위해 예탁결제원의 우수한 인적ㆍ물적 자원을 공공연히 사적으로 활용했다"는 내용이다.

유 전 사장이 공식 임기보다 앞서 퇴임해 경영공백이 생겼지만 후임자 선정은 아직 '오리무중'이다. 후임 사장을 추천하는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가 지난 9월22일에 구성됐지만 아직 회의 한 번 하지 못한 상태기 때문이다. 최근 최순실씨 국정농단 사태로 후임자 인선은 더욱 꼬이게 됐다. 전통적으로 예탁결제원의 사장 자리는 금융위원회 입김이 세게 작용하는데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가 되면서 당분간 예탁결제원 사장 자리는 논의조차 어렵게 됐다.
공공기관 수장과 국제기구 주요 보직 중 어느 자리가 더 무거운지, 중요한지 가늠하기는 어렵다. 유 전 사장이 얼마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AIIB 회계감사국장은 나라의 중요한 일"이라고 말한 것처럼 국제기구 자리는 나라의 중요한 일일수도 있다. 하지만 예탁결제원 사장 자리도 결코 가벼운 자리는 아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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