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전 사장은 지난 9월12일 AIIB 부총재였던 홍기택 전 KDB산업은행장 사태로 자리가 생긴 AIIB 회계감사국장에 선임됐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홍 전 행장 사태로 파생된 자리이긴 하지만 국제기구 주요 보직을 맡게 됐으니 개인적으로는 '영전'한 셈이다.
유 전 사장은 비자가 안 나와서 지난달 31일(월요일)까지도 당초 계획대로 2일까지 출근할지 회사 측에 확답을 주지 못했다고 한다. 유 전 사장은 2일 오전 10시로 예정됐던 '이임식'도 돌연 취소했다. 노조 측 반발 때문이었다. 당초 이임식이 열리기로 한 서울 여의도 예탁결제원 12층은 썰렁함만 감돌았다. 노조 측은 '유재훈 사장은 이임식할 자격이 없다'는 성명서를 뿌렸다. 서울 여의도 본사 1층 엘리베이터 옆에도 대자보가 나붙었다. "3년간 본인 이미지 세탁과 홍보와 치적을 위해 예탁결제원의 우수한 인적ㆍ물적 자원을 공공연히 사적으로 활용했다"는 내용이다.
유 전 사장이 공식 임기보다 앞서 퇴임해 경영공백이 생겼지만 후임자 선정은 아직 '오리무중'이다. 후임 사장을 추천하는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가 지난 9월22일에 구성됐지만 아직 회의 한 번 하지 못한 상태기 때문이다. 최근 최순실씨 국정농단 사태로 후임자 인선은 더욱 꼬이게 됐다. 전통적으로 예탁결제원의 사장 자리는 금융위원회 입김이 세게 작용하는데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가 되면서 당분간 예탁결제원 사장 자리는 논의조차 어렵게 됐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