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예정처, 정부의 예산 조기집행에 일침…"하반기 재정기능 약화"
[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정부가 내년 상반기에 예산을 조기집행할 경우, 하반기에 재정의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부가 경제활성화를 위해 상반기에 하반기 예산을 당겨씀에 따라 4분기에 재정절벽을 맞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는 것을 우려한 것이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26일 내놓은 '2016~2020년 국가재정운용계획 분석' 보고서에서 "최근 상반기 조기집행이 실시된 사례를 살펴볼 때 상반기 조기집행을 실시하는 경우 하반기에 재정의 기능이 약화될 수 있으므로 재정의 상·하반기 균형적 운용을 필요로 한다"고 밝혔다.
예정처는 "특히 2017년 경제전망을 상·하반기로 나눠볼 때 2017년 상반기 전기 대비 실질성장률은 1.44%, 하반기 실질성장률은 1.47%로, 상·하반기가 비교적 균등하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상저하고가 전망돼 상반기 조기집행이 이뤄지는 예년과는 다른 재정정책 집행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정부의 '2016~2020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의 재정정책기조는 2017년 예산안을 비롯해 중기적으로 확장적 기조를 보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GDP갭을 통해 경기상황을 살펴봐도 중기 후반(2018~2020년)에 더욱 경제가 침체될 것으로 보이므로 재정여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재정건전성에 대해서는 "2015년 우리나라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국가채무는 GDP 대비 44.8%로, OECD 평균(115.5%)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소득수준, 인구고령화, 국가채무의 증가속도 등을 고려하면 적극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일본(230%), 프랑스(120.8%), 영국(112.8%), 미국(113.6%), 독일(78.7%) 등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지만, 이들 국가가 1인당 국민소득이 지난해 우리나라(2만7000달러) 수준에 도달했던 시점의 국가채무비율을 보면 독일 45.5%, 영국 53.4%, 일본 64.6%, 프랑스 66.6%, 미국 71.2% 등이다.
인구고령화율(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4%에 도달하는 시점(고령사회)의 국가채무비율의 경우 우리나라는 40.9%(2018년 전망)로 프랑스(1979년, 32.6%), 독일(1972년, 36.8%) 등보다 높다. 영국(1976년, 50.5%), 일본(1994년, 80.1%) 등도 우리나라에 비해 크게 높지 않았다.
예정처는 "우리나라는 대내외 경기부진과 급증하는 복지수요에 대응하면서 재정지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장기적으로 저성장 기조 하에 재정지출이 증가할 전망"이라며 "정책목표와 우선순위를 고려한 분야 및 부분 단위의 거시적 평가를 통해 불요불급한 재정지출을 축소시키고 전략적 재원배분으로 재정지출의 효율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향후 증가하는 복지재원 등 지출재원을 안정적으로 조달하기 위해서는 중장기적으로 경제·사회적 구조변화 등을 감안해 종합적인 세제개편 방안을 마련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예정처는 "2017년 예산안의 성장률 제고효과는 전년 대비 0.13%포인트로 2016년 예산안의 성장률 제고효과(0.18%포인트)보다 다소 낮게 추정되며 취업자수증가율 제고효과는 0.19%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최근 경기둔화는 구조적 요인일 수 있으므로 과거 재정지출에 따른 성장 제고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재정지출을 통해 성장잠재력 하락을 방지함으로써 안정적 성장을 도모하는 재정운용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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