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식생활의 서구화와 덜 움직이는 생활습관의 확산은 아동·청소년 비만율 증가의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치킨, 피자, 햄버거는 일상으로 먹는 간식거리가 됐다. 게다가 많은 아동·청소년들이 가만히 앉아서 게임과 인터넷, 스마트폰을 활용하면서 여가시간을 보낸다. 지난해 학생건강검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초중고생 중 권고 기준인 '하루 60분 주5일 이상 신체활동'을 실천하는 학생은 14.2%에 그친다. 여학생들은 그 비율이 4.9%에 불과하다. 20명 중 1명만이 권고 수준의 신체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비만 아동은 또 외모에 대한 열등감과 운동 능력 저하 등으로 또래 집단 내에서 잘 어울리지 못하고 고립될 수도 있다. 그렇기에 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사회와 정부가 아동 청소년 비만 예방에 적극 나서야 한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 6학년인 박세준(가명) 군은 키는 153cm인데도 몸무게는 무려 성인과 같은 76kg나 나갔다. 체질량지수(BMI·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가 32가 넘는 고도 비만으로 비만이 개선되지 않으면 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박 군의 상태가 심각하다는 걸 깨달은 부모는 보건복지부의 '국민공통식생활 지침'에 따라 아이의 식단을 조절하고, 운동을 하도록 했다. 그 결과 박 군은 7개월 동안 키는 3cm 큰 반면 몸무게는 0.3kg 느는 데 그쳤다.
성장기 아이의 경우 살을 뺀다는 이유로 음식량을 무조건 줄여는서는 안 된다. 박 군의 엄마는 외식을 크게 줄였고 콩이나 두부, 등푸른 생선과 같은 단백질 위주의 '집밥'을 주로 먹여 좋은 결과를 얻은 것만 봐도 그렇지 않는가. 캐치볼 등 구기 운동을 하루에 1시간 이상 땀을 뻘뻘 흘릴 정도로 하게 했다. 처음엔 어쩔 수 없이 운동을 하던 아이가 점차 재미를 느끼면서 스스로 더 열심히 했다고 한다.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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