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연수 인턴기자] "너는 내 은교다"
서울의 한 사립대학 교수가 수년간 학생들을 성희롱·성추행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예상된다.
지난 2013년 1월 20대 여성 A씨는 친구의 소개로 서울 D대학의 김모 교수(55)가 주도하는 독서 모임에 나갔다. A씨는 책을 읽은 뒤 활발한 독서 토론을 예상했다. 그러나 A씨의 기대와 달리 김 교수는 첫 날부터 이상한 말들을 늘어놓았다.
A씨에 따르면 김 교수는 "주로 입는 속옷 색깔이 무엇이냐" "속옷을 사주겠다. 함께 나가자"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교수의 갑질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또 다른 피해 학생 B씨에게는 70대 시인과 17세 여고생의 관계를 그린 영화 '은교'에 빗대어 "너는 내 은교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 교수에게 신체적 접촉을 당했다는 주장도 있다. 그는 2013년 2학기 개강 파티가 열린 한 술집에서 여학생 C씨에게 다가가 "셀카를 찍자"며 어깨를 감싸고 자신의 얼굴을 밀착시켰다.
피해 학생들은 이외에도 김 교수의 여성 비하 발언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여자는 비닐봉지를 씌우면 누구와도 할 수 있다" "남자친구와 진도는 어디까지 나갔냐" "나는 애인이 많다" "너는 너무 말라서 별로다" 등의 발언을 들었다는 복수의 피해 사례가 접수됐다.
이에 대해 A씨는 "주변에 어려운 상황을 하소연했지만 김 교수가 가장 힘이 센 교수여서 '다들 좋게 끝내라'고 조언했고 '사회생활을 미리 한다'고 생각하라고 했다"고 털어놨다.
한편 서울서부지검은 김 교수를 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9일 밝혔다.
유연수 인턴기자 you0128@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