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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 '분할' 요구…삼성전자 속내는(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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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서초사옥 (자료사진)

삼성전자 서초사옥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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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반대하며 삼성의 경영권을 위협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이번엔 삼성전자로 눈을 돌렸다. 삼성전자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하고 30조원 규모의 특별 현금배당을 하라는 것이 골자다. 엘리엇으로부터 한 차례 곤욕을 치른 삼성이지만 이번에는 당황하고만 있지는 않는 분위기다. 엘리엇에서 요구하는 사항들이 삼성전자 측에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와 달리 "주주 제안에 대해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에서도 그같은 내부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

삼성그룹은 오너일과와 금융계열사, 삼성물산 등을 통해 삼성전자 지분 18% 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지속되면서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7.3%에 대해 정치권 등의 공격을 받고 있다. 보험 계약자가 맡긴 돈을 오너일가 지배력 확대에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삼성은 삼성전자의 분할과 삼성물산과의 합병을 통해 지주회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현재 삼성전자는 자본시장법상 계열사 보유지분을 자사주로 취득하는 것이 금지돼 있고, 삼성물산은 현금 여력이 부족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만약 삼성전자를 분할할 경우 지주회사를 통해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사 올 수 있다. 이같은 분할합병이 성사되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설 수 있다. 엘리엇 역시 "회사 분할 등을 통해 창업주 가족의 지배 지분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이번 엘리엇의 주장은 삼성이 스스로 내세우기 힘들었던 삼성전자의 인적분할과 지주전환에 관한 명분을 세워준 격이 됐다. 지난해 삼성물산에 대해 날카롭게 지적한 외국계 헤지펀드가 지적한 점이라는 점에서 다른 주주들을 설득하기도 좀 더 쉬워졌다.

다만 삼성 입장에서는 엘리엇의 다른 요구사항이 걸림돌이다. 엘리엇은 삼성전자를 분할시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독립적인 3명의 이사를 이사회에 추가할 것을 요청했다. 아울러 삼성전자가 주주들을 위한 특별배당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기 배당과 별개로 현재 700억 달러(약 78조 원)에 이르는 현금 중에서 총 30조 원, 주당 24만5000원을 배당하라는 것이다. 또 삼성전자 운영회사 잉여현금흐름의 75%를 주주에게 돌려주라고 주장했다.
이 요구사항을 들어줄 경우 앞으로 삼성전자는 다양한 사업을 시도하는 데 이사회에서 막힐 수 있다. IT(정보통신) 업계 특성상 빠른 투자와 인수합병도 필요한데, 외부 이사들이 사사건건 반대할 경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30조원의 배당 역시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의 보유현금은 올 6월 말 현재 77조원에 달했다. 이 중 40%가량을 배당으로 나눠달란 얘기이기 때문이다.

엘리엇은 미국의 억만장자 폴 싱어가 운영하는 펀드로 지난해에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반대하는 등 삼성의 경영에 공격적으로 개입하고 있다.

당시 엘리엇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기업 내 영향력을 키워준다며 반대했고 다른 외국인 투자자로부터 지지를 얻었지만, 표결에서 패했다.

엘리엇 측이 오는 27일 열리는 삼성전자 주주총회에 참석해 본인들의 의견을 밝힐 지도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27일 주총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등기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한다.

삼성전자의 분할 이슈가 주총에서 다뤄지진 않을 예정이지만, 오너 일가의 등기이사 선임이라는 주요 안건이 상정된 만큼 엘리엇이 어떤 식으로든 의견을 밝힐 수 있다는 예상이다. 엘리엇은 현재 자회사인 블레이크캐피털과 포터캐피털을 통해 삼성전자 지분 0.62%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지난달 28일을 기점으로 주총을 위한 주주명부폐쇄는 끝냈다. 엘리엇이 대리인을 통해 주총에 참석할 경우 사흘 전까지 삼성전자 측에 알려야 한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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