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대표적 비주류인 나경원 의원은 29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비박(비박근혜) 중진 23명의 긴급 회동 직후 "야당의 여당같은 모습은 옳지 않다"면서 "국민들의 우려섞인 여론을 담아 당 지도부가 국회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 '단일 대오 투쟁'만을 외치는 당 주류에 대한 비주류의 반감도 드러냈다. 나 의원은 "당내 의사결정 과정에서 민주주의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의총에서 질서가 지켜져야 한다는 얘기도 회의에서 나왔다"고 전했다. 다만 당내 균열을 둘러싼 논란을 의식한 듯 "당론이나 투쟁방식에 대한 이의 제기 차원이 아니라 여당의 야당같은 모습은 옳지 않다는 데 뜻을 모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박 중진들은 모임 직후 열린 여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이 같은 의견을 공개적으로 전달하기로 했다.
지도부의 오락가락 행보로 혼란만 더 커진 가운데 전날 밤 열린 새누리당 의총에서 강경 친박이 독주하면서 반발감이 커진 탓이다. 이에 따라 여당의 국정감사 복귀를 놓고 불거진 당내 균열에도 가속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모임에 참석했던 정병국 의원도 "(강경 친박이) 당의 전부는 아니다"면서 "이런저런 의견이 있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새누리당은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야당 단독 해임건의안 처리가 이뤄진 지난 24일 이후 모든 의사일정을 거부하고 대야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전날 이정현 대표의 '즉흥적' 국정감사 복귀 발언과 이후 의원총회에서 3시간 만에 국감 복귀 분위기가 뒤집히는 등 여당은 '자중지란'(自中之亂)을 겪고 있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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