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인턴→정규직' 1명도 전환 안한 공공기관 수두룩

<혁신도시 전경>

[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지난해 청년인턴을 뽑은 공공기관 중 62%는 단 1명의 인턴도 정규직 전환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박주현 의원이 기획재정부로부터 받은 '공공기관 청년인턴 정규직 전환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청년인턴을 뽑은 245개 기관 중 152개 기관은 청년 인턴의 정규직 전환 실적이 전혀 없었다.

지난해 245개 공공기관은 총 1만3253명을 청년 인턴으로 채용했고 이 가운데 4033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해 정규직 전환률은 30.4%에 불과했다. 이는 기재부가 목표로 세운 청년인턴의 정규직 전환율 50%에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정규직 전환율이 50%를 넘는 기관은 45곳으로 청년인턴을 채용한 기관의 18.3%에 그쳤다.

76개 기관은 정규직 전환은커녕 아예 청년 인턴을 채용조차 하지 않았다.

공공기관별로 보면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해 664명의 청년인턴을 채용했지만 모두 체험형 인턴으로 선발해 정규직 전환을 1명도 하지 않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11년 527명, 2012년 711명, 2013년 581명, 2014년 601명을 청년인턴으로 채용했으나 정규직 전환자는 없었다.

중소기업은행(500명), 한국토지주택공사(350명), 한국국제협력단(345명), 한국농어촌공사(196명), 한국산업은행(164명)도 채용형 인턴이 아닌 체험형 인턴만 선발해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않았다. 하지만 중소기업은행 등은 우수인턴을 선발해 이들에게 서류전형 면제 등 직원 선발시 우대 혜택을 주고 있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은 최소 70% 이상 정규직 전환을 전제로 한 채용형 인턴을 채용하고도 정규직 전환 실적이 전무했다.

박 의원은 "올해 8월 청년실업률이 9.3%로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만큼 청년 실업문제가 심각한 수준이지만 공공기관 청년인턴제도는 청년실업률을 낮추기 위한 요식 행위에 그치고 있다"며 "정부는 양질의 청년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공공기관 청년인턴 정규직 전환 실적을 공공기관 평가 항목에 추가하는 등의 실질적인 제도 개선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