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중국 수출길 막혀간다"…호황에도 웃지 못하는 화학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최대 수요처 중국이 자급률 높이면서 우리나라 수출량 줄어들어
中 의존도 80~90%로 높아 최대 수요처 잃는 건 시간문제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국내 화학사들의 중국 수출길이 막혀가고 있다. 중국이 석유화학제품의 자급률을 높여가고 있기 때문이다. 화학은 진입장벽이 높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이 높은 편이었다.
하지만 중국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기초유분(에틸렌·프로필렌 등)부터, 단순설비를 통해 이 제품들을 2차 가공해 만드는 합성수지(PTA·PVC 등)까지 자급률을 높이면서 우리 기업들의 중국 수출길이 가로 막힌 것이다.

그 바람에 중국 수출 의존도가 80~90%에 이르던 '메이드인 코리아 화학제품'이 갈 곳을 잃었다. LG화학ㆍ롯데케미칼ㆍ한화케미칼ㆍSK종합화학ㆍ효성 등 주요 화학사들이 사상 최대실적을 내고 있지만 중국 시장을 빼앗기는 것도 시간문제라는 지적이다.

17일 한국석유화학협회 통계에 따르면 폴리에스터와 페트병 재료인 'PTA'(고순도 테레프탈산)의 올해 중국 수출 비중(1~7월 기준)은 4%에 그쳤다. 지난 2012년 82%에서 급락했다. 물량으로 따지면 267만9507t에서 4만1866t으로 줄어든 셈이다.
반면 중국의 PTA 자급률은 2012년 85%에서 지난해 103%로 늘어났다. 2020년에는 107%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은 지난 2010년부터 우리나라 PTA 제품을 경계하기 위해 반덤핑 관세를 매겨왔다.

◆ PTA 中자급률 높아지자 수출 비중 4%로 급락

원본보기 아이콘

중국 수출길이 막히면서 유럽으로 눈을 돌렸지만 그마저 쉽지 않다. 이달 초 유럽연합(EU)은 국내 기업들이 수출한 PTA에 대해 반덤핑 조사를 시작했다. 국내 화학사 들이 유럽에 수출한 PTA 물량은 2012년 2만t에서 지난해 81만t으로 증가했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을 잃게 된 기업들은 비용을 들이며 재고를 떠안고 있을 바에야 싼 값으로라도 팔아 넘기는 것밖에 답이 없다"며 "적정 생산량까지 구조조정을 해야하는데 서로 눈치만 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제2의 PTA도 속속 나오고 있다. 지난해 플라스틱 원료인 PVC(폴리염화비닐)와 SBRㆍBR(합성고무)도 중국 자급률이 각각 105%, 87%에 달했다. 석유화학산업 구조조정 컨설팅을 맡은 베인앤컴퍼니는 최근 이들 제품의 생산을 감축해야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한국석유화학협회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틸렌ㆍPX 中 수출 비중 90%, 中 자급률 높아지면 직격탄

원본보기 아이콘

더 심각한 문제는 올해 국내 화학사들의 고공 실적을 이끈 에틸렌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것이다. A석화업계 최고경영자(CEO)는 "에틸렌 말고 호황인 제품이 어디 있느냐"고 할 정도로 에틸렌은 실적 효자 품목이다.

그러나 대중국 수출 비중이 90%에 이른다는 점이 걱정거리다. 1~7월 사이 국내 화학사들이 수출한 전체 에틸렌(40만6456t) 중 89%(36만984t)가 중국으로 수출됐다.

2014년 상반기까지 이어졌던 고유가 시절, 석탄 매장량이 풍부한 중국은 석탄를 원료로 한 에틸렌 생산설비 프로젝트를 대거 준비했었다. 그러나 초저유가 시대로 접어들며 석탄의 비용 효율성이 떨어지자 중국의 설비 투자가 지연ㆍ중단됐다.

이로인해 에틸렌의 중국 자급률은 지난해 기준 63% 정도에 그쳤다. 중국도 점점 생산설비를 늘려 2020년이 되면 76%까지 에틸렌 자급률이 올라갈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주력 제품의 중국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것은 바꿔 말하면 중국 시장이 흔들리면 직격탄을 입게 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또다른 실적 견인 품목인 파라자일렌(PX)도 마찬가지다. 이 제품 역시 중국수출 비중이 올해 1~7월 사이 91%(368만9318t 중 336만9487t)에 달했다. 중국 내 자급률은 지난해 58%로, 2020년까지 73%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포토] 출근하는 추경호 신임 원내대표 곡성세계장미축제, 17일 ‘개막’ 세상에서 가장 향기로운 휴식...경춘선 공릉숲길 커피축제

    #국내이슈

  • '머스크 표' 뇌칩 이식환자 문제 발생…"해결 완료"vs"한계" 마라도나 '신의손'이 만든 월드컵 트로피 경매에 나와…수십억에 팔릴 듯 100m트랙이 런웨이도 아닌데…화장·옷 때문에 난리난 중국 국대女

    #해외이슈

  • [포토] '봄의 향연' [포토] 꽃처럼 찬란한 어르신 '감사해孝' 1000개 메시지 모아…뉴욕 맨해튼에 거대 한글벽 세운다

    #포토PICK

  • 3년만에 새단장…GV70 부분변경 출시 캐딜락 첫 전기차 '리릭' 23일 사전 계약 개시 기아 소형 전기차 EV3, 티저 이미지 공개

    #CAR라이프

  • 앞 유리에 '찰싹' 강제 제거 불가능한 불법주차 단속장치 도입될까 [뉴스속 용어] 국내 첫 임신 동성부부, 딸 출산 "사랑하면 가족…혈연은 중요치 않아" [뉴스속 용어]'네오탐'이 장 건강 해친다?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