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은 초고장력강판 내수 판매량 두배 늘어
내달 순천에 연산 50만t 설비 증설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현대차 제네시스 EQ900은 연비가 9.6km/ℓ로 구형 제네시스(9.4km/ℓ)보다 0.2km 늘었다. 엔진 성능이 개선된 결과이지만 차량 강판을 바꾼 효과도 봤다. 제네시스 EQ900은 가볍고 강성이 높은 초고장력 강판 사용량을 51.7%로 늘렸다. 구형 제네시스는 16.4%에 불과했다. 초고장력 강판이 늘어나면서 안정성도 강화됐다. 초공장력 강판은 인장강도가 60kg/㎟다. 가로ㆍ세로 1㎜의 철사에 60㎏ 무게를 매달아도 형태가 변하거나 끊어지지 않는다는 의미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가 초고장력 강판 비중을 늘리면서 현대제철의 생산 전략도 고부가가치인 초고장력 강판에 맞춰 빠르게 변하고 있다. 당장 9월 순천공장에 연산 50만t 초고장력강판 설비( NO3.CGLㆍ용융아연도금강판공장)를 짓는다. 2018년 1월 생산이 목표다. 현대제철은 연초에도 당진 공장에 같은 규모의 초고장력강판 설비(NO2.CGL)를 가동했다. 이 설비는 예상보다 두 달 앞당긴 지난 5월 조업율 100% 달성했다. 순천 설비에는 1702억원, 당진 설비에는 1295억원을 투자했다.
현대차의 초고장력 강판 비중 확대도 눈에 띈다. 2014년 이전에 출시된 투싼, 스포티지는 18%, 쏘나타는 21%, 제네시스는 16.4%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그 비율이 51%로 늘어났다.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이 최근 임직원들에게 "자동차용 철강재 전문 업체로 양적 규모 확대와 질적 성장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며 초고장력 강판 생산을 강조한 것도 모기업인 현대차의 자동차 생산 전략을 고려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내친김에 현대제철은 연내 120kg/㎟ 초고장력 강판 개발을 마쳐 내년부터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강판을 연구하는 당진 기술연구소의 신실험동도 400억원을 들여 만들고 있다. 다 지으면 현재 500명 정도의 연구인력이 800명까지 늘어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자동차용 판재 뿐 아니라 엔진 부품 재료까지 자체 생산해 공급 할 수 있게 됐다"며 "'쇳물에서 자동차'까지의 원스톱 시스템을 이루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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