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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효과'?…잦은 구설 속 정치권 태풍의 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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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호남 혈통이 두각 드러낸 정치권 최대 이슈
청와대와 국회 오가며 광폭행보
지역·세대 간 벽 낮췄다는데…복잡한 야당 속내
경색된 여야관계, 해법 제시할 듯
지명직 최고위원에선 호남출신 역차별당할 듯


[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성기호 기자] 사상 첫 호남 출신 여당 대표의 등장으로 정치권에 '이정현 효과'가 일고 있다. 취임과 함께 벌써부터 잦은 구설에 오르고 있지만 그가 지닌 긍정의 에너지가 이를 압도한 상태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오른쪽)와 김종인 더민주 비대위 대표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오른쪽)와 김종인 더민주 비대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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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호남 출신이 장악한 정치권 기반 광폭행보=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11일 청와대와 국회를 오가며 특유의 광폭 행보를 드러냈다. 박근혜 대통령 주최의 청와대 오찬에선 함께 선출된 신임 최고위원들과 동석해 당청 간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를 과시했다. 오후에는 역시 호남 출신인 정세균 국회의장과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을 각각 예방했다.

전날 상견례를 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까지 여야 3당 대표와 국회의장단이 모두 '범호남 출신'인 셈이다. 이는 헌정 사상 처음이다. 김 대표는 서울 출신이지만 조부인 가인 김병로 선생이 전북 순창 출신이어서 호남 혈통으로 분류된다.

이 대표의 등장으로 '호남 전성시대'가 열렸지만 지역주의와 세대 간 장벽은 오히려 낮아진 모양새다. 한 여당 관계자는 "'흙수저' 출신인 이 대표의 일거수일투족이 여당에 부정적이던 젊은 유권자에게 당이 다가설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오른쪽)와 정진석 원내대표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오른쪽)와 정진석 원내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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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야당 속내…흙수저가 지역·세대 간 장벽 낮춰= 야당의 속내는 복잡하다. '도로 친박당'이란 평가에도 불구하고 "보수정당이 지역주의를 넘어섰는데, 야당은 어떤 혁신카드를 꺼낼 것이냐"는 목소리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직접적으로는 코앞으로 다가온 더민주 당권 경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당이 호남 출신을 선택했는데 야당에선 영남이나 수도권 출신인 추미애ㆍ이종걸 의원을 뽑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일각에선 더민주만 호남 출신을 홀대할 경우 역풍을 맞을 것이란 반론도 팽배하다. 후보자 중 유일한 호남 출신인 김상곤 전 혁신위원장의 존재감이 부각된 이유다.

여기에 내년 대선에서 호남 표심을 얼마나 앗아 갈지를 놓고 긴장하는 모습도 역력하다. 이 대표는 최근 당대표 선거 연설에서 "(내가) 보수정당의 대표가 되면 호남에서 최소 20%의 표를 끌어올 수 있다"고 공언했다.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호남에서 얻은 지지율은 10% 안팎에 불과했다. 쪼개진 두 야당이 호남에서 표심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난 셈이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오른쪽)와 정진석 원내대표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오른쪽)와 정진석 원내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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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색된 여야관계의 열쇠 쥐어…호남권 표심도 흔들= 경색된 여야관계 해소의 열쇠도 이 대표에게 넘어간 모양새다. 김 비대위 대표는 이 대표와의 상견례에서 "여당 대표로서 역량을 기대한다"고 덕담을 건넸다. 이 대표와 박 대통령의 특수관계를 감안한 것이다.

박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이 대표의 등장으로 막혔던 규제완화 법안들이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우세하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9일 새누리당 전대 축사에서 규제프리존특별법 등을 거론하며 국회 처리를 당부했다.

반면 이정현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이 대표가 박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만큼 관계 회복에 더딘 행보를 띨 것이란 전망이 대표적이다. 또 이 대표가 호남의 대표성을 띠고 있지 않은 데다, 오히려 이 대표가 친박(친박근혜)계 중심의 당 운영으로 정계 개편을 촉발할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비박(비박근혜)계를 중심으로 한 새판짜기 시나리오다.

◆지명직 최고위원에 호남출신 배제 역풍 가능성도= 이런 가운데 이 대표가 임명권을 가진 한 명의 지명직 최고위원이 누가 되느냐가 관심을 끌고 있다. 당초 유력 후보는 야당의 텃밭인 전북에서 당선된 정운천 의원이었다. 이 대표도 19대 국회 당시 순천에서 재보궐 선거를 통해 기적적으로 생환하자 당은 그를 지명직 최고위원에 임명해 힘을 실어줬다. 정 의원 역시 20여년 만에 야당의 텃밭인 전북에 여당의 깃발을 꽂았다는 점에서 지명직 최고위원이 유력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호남 출신인 이 대표가 당선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지역 배려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전대에선 부산ㆍ경남(PK)이나 수도권 출신의 최고위원은 단 한 명도 없었다. PK와 수도권은 선거철 야당과의 경쟁이 치열한 경합 지역이다. 이 곳의 승부가 선거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전략적 배려'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일단 당내 의견에 더 귀기울여 보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 1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고위원을 포함한 인선은 서두르지 않겠다"고 밝혔다. 특히 "지명직 최고위원 부분도 (당내) 의견을 수렴해 하겠다"며 "원외 인사 중에서 참여 하도록 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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