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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조작 사태, 이제 시작인지도 모른다

최종수정 2016.07.22 11:59 기사입력 2016.07.22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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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박현준·김성현 영구제명
이태양, 유사한 수법으로 범행
당시 브로커 대다수가 만기 출소
스포츠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

승부조작 혐의 문우람-이태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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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이태양(23·NC)의 입건으로 다시 불거진 승부조작 파문은 프로야구만의 문제가 아니다. 4~5년 전 프로스포츠계를 뒤흔든 '마수'가 다시 손길을 뻗칠 수 있다.

창원지검 특수부는 21일 프로야구 승부조작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이태양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태양은 지난해 5월 29일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경기(3-13 패)를 포함한 총 네 차례 특정 경기에서 1회에 고의로 실점하거나 볼넷을 허용하는 수법으로 불법행위에 가담하고 2000만원을 받은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가 인정됐다. 검찰은 이태양에게 브로커를 소개해주고 승부조작을 먼저 제의한 뒤 1000만원 상당의 물품을 받은 혐의로 국군체육부대(상무 야구단) 외야수 문우람(24)도 조사했다. 대신 문우람이 현역병임을 감안해 사건을 군 검찰에 넘겼다.
야구에서 승부조작 문제가 불거지기는 2012년 이후 4년 만이다. 당시 LG 트윈스에서 뛰던 박현준(30)과 김성현(27)이 돈을 받고 불법행위에 가담한 사실이 드러나 영구제명됐다. 이태양이 승부를 조작한 방식은 4년 전 처벌받은 선수들과 유사하다. 불법 도박에서 흔히 사용하는 방식이다. 특정 상황을 예측해 돈을 걸고 결과를 맞히면 배당금을 챙긴다. 볼넷이나 사구 등 선수가 고의로 결과를 조작하는 데 따라 수십억 원이 오간다.

불법 스포츠도박의 위협은 야구 뿐 아니라 축구와 농구, 배구 등 프로스포츠 전반에 걸쳐 있다. 2011년 프로축구에서 처음 적발된 승부조작 사태는 야구와 배구, 농구계로 확산됐다. 주목할 사실은 이때 처벌받은 승부조작 브로커들이 다시 활보한다는 점이다. 이들은 가담 정도에 따라 대개 3년 이내 징역형을 받아 지난해 대부분 형기를 마쳤다.

스포츠 평론가 최동호씨는 "브로커를 앞세운 승부조작 세력들은 굉장히 치밀하고 계획적으로 선수에게 접근한다. 종목과 방법을 불문하고 불법행위가 만연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브로커는 주로 전직 선수 출신으로 현역 선수들과 친분이 있다. 이들이 불법행위를 강권하기 때문에 선수들이 범죄에 쉽게 빠진다. 첫 승부조작 사태 때는 성적 부담이 적고 목돈을 쥘 기회가 없으며 팬들의 눈에 덜 띄는 군 팀 소속 선수들이 브로커들의 타깃이었다. 이들에 대한 감시와 경계가 심해지자 경험이 부족한 젊은 선수들에게 손길이 뻗쳤다.

승부조작은 불법 도박사이트가 중심이다. 해외에 서버를 두거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매개로 은밀하게 움직인다. 브로커를 구속해도 전주(錢主)를 캐내기 어렵고, 정확한 숫자조차 알기 어렵다. 이 때문에 선수가 유혹을 뿌리치거나 접촉 사실을 자진신고하지 않으면 구단이나 프로연맹의 자정 노력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이헌우 한국배구연맹(KOVO) 홍보마케팅팀 과장(39)은 "승부조작을 근절하기 위해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을 대상으로 예방 교육을 꾸준히 하지만 결국 선수와 지도자 개인의 양심에 맡겨야 하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NC는 지난 20일 승부조작 사태가 다시 불거진데 대해 사과하면서 이태양에 대한 실격처분과 계약해지를 결정하고, 한국야구위원회(KBO)에 관련 승인을 요청했다. 문우람의 원 소속팀 넥센 히어로즈도 21일 사과문을 내고 "수사결과에 따라 가장 무거운 징계를 하겠다"고 했다. KBO도 긴급회의를 하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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