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국빈 방문을 하고 오늘 귀국하는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주에 일을 얼추 마무리하고 다음주께 여름휴가를 보낼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4일 국무회의에서 내수 진작을 독려하는 차원에서 직접 거제의 해금강과 울산의 십리대숲을 추천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지역 국회의원들이 대통령에게 울산 휴가를 제안하고 있지만 아직 박 대통령의 올해 휴가지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대통령의 휴가가 관심을 끄는 것은 산적한 국정현안에서 잠시나마 비켜서 어떤 정국 국상을 하고 돌아올 것이냐는 것 때문이다. 취임이후 줄곧 소통 부재를 지적받았던 박 대통령이 최근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몇몇 소통 행보를 보여 다행이지만 그 질적인 면에서는 여전히 아쉬움이 많다는 지적이 있다.
우리같은 범인(凡人)들이야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거든 얼굴을 안보면 그만이지만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그럴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될 터. 만나기 싫어도 만나야 하고 듣기 싫은 소리도 기꺼이 들어야 한다.
유 전 장관은 '어쩌면 그렇게 바른 소리를 어쩌면 저렇게 싸가지 없이 할 수 없다'는 평 아닌 평을 듣는다. 그러나 '지식 소매상'의 글 답게 '어쩌면 저렇게 어려운 얘기를 어쩌면 그렇게 쉽게' 풀어놓는지 감탄할 정도로 쉽게 읽히는 책들이 많다. 이 책들도 그런 류에 속한다.
두 사람의 관계(관계라고 할 것도 없지만)를 어쭙잖은 콩글리시로 표현하자면 '레벨이 디퍼런트해서 컨버세이션이 임파서블'한 사이쯤 될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나 한번 아니라고 해서 곁눈질도 주지 않는다면 범인들과 다를 게 없지 않나 싶다.
박 대통령은 "100% 대한민국을 만들어 국민 행복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개성과 다양성이 존중받는 시대에 '100% 대한민국'은 애초에 정치적 선전 구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을 수 있다. 그러나 다른 편에 섰던 사람의 생각과 시대정신을 엿보는 것은 적어도 반쪽 국민들의 정서를 읽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모쪼록 심신을 충전하되 여유가 된다면 '어떻게 살 것인가'를 일독하면서 '국가란 무엇인가'를 더 깊이 고민하는 시간이었으면 좋겠다. 그럴 분도 아니라고 보지만 업무 복귀 후 휴가를 절실해 하지 않기를 바라면서.
憑堂(빙당·김동선 사회부장) matthew@
김동선 기자 matthe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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