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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20년]러닝타임 20년, 벤처 데뷔 전문가 '고수덕'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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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20주년 주요 일지(자료제공:한국거래소)

코스닥 20주년 주요 일지(자료제공:한국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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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343개사 자금조달 위해 태어났어
199년 벤처붐 땐 2834.4까지 갔었지
그러다 2001년부터 긴 암흑기를 겪었어
하지만 이제 제2의 전성기로 나아가려해
10·20년 더 잘나가서 나스닥처럼 되고파"

[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최동현 기자] 나는 요즘 '페북'(페이스북) 친구들로 부터 생일 축하 메세지를 많이 받는다. 7월1일은 나의 스무번째 생일이다. 나는 고수덕(코스닥)이다. 스무살의 청년들이 다 그렇듯 나도 성장통을 겪었다. 중2병을 앓으며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냈다. 그리고 2016년 현재 난 어엿한 성인이 됐다. 내가 사람은 아니지만 20년간 '기쁨-고난-극복'이라는 희노애락(喜怒哀樂)을 모두 경험했다.

내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날은 1996년 7월1일이다. 당시 벤처 열풍이 불면서 이들 기업에 대한 자금 조달을 위해 내가 태어났다. 그러다보니 나의 유전자(DNA)에는 미국의 나스닥 시장이 있다. 나보다 25년 빨리 태어난 나스닥을 따라 할 수밖에 없었다. 한국에는 내가 태어나기 전 똑같은 존재가 없었던 탓이다.
시작은 343개 상장기업이었다. 시작은 미약했지만 벤처열풍이 불면서 난 인생의 최대 희열을 느꼈다. 내가 네살이 되던 해인 1999년 정보기술(IT)벤처붐 열풍에 힘입어 밀레니엄 시대 첫해인 2000년 초반까지 잘나갔다. 부의 척도인 지수는 그해 3월1일 2834.4(현재 지수로 환산)로 최정점을 찍었다. 이때만 해도 나의 전성기는 계속될 것만 같았다.

하지만 폭발적인 성장은 거기까지였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었다. 하늘에서 떨어지다보니 추락에 가속이 붙었다.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하로 떨어졌다. 2001년부터 2008년까지 난 긴 암흑기를 보냈다. 영원할 것 같았던 벤처열풍은 맥주 거품처럼 사라졌다. 벤처열풍의 상징이었던 강남 테헤란로에는 하루가 멀다하고 부도 소식에 전해졌다. 일부 부도덕한 벤처기업 경영진의 비위행위 소식도 심심치 않게 전해졌다. 내 지수는 2008년 10월27일 261.2까지 떨어지며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당시 시장에 대한 투자자 신뢰 훼손, 전세계적인 IT불황 등이 시기적으로 겹치면서 내 지수는 500~600 박스권에서 장기간 머물렀다.
난 이대로 주저앉을 수 없었다.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했다. 나의 모든 걸 다 바꾸기로 했다. 형식요건 퇴출 강화, 실질심사 제도 도입 등을 통해 시장 신뢰를 저해하는 부실기업에 대한 대대적 정화 작업에 착수했다. 이때 부터 상장법인 옥석가리기도 했다. 2009년부터 2013년까지는 내가 새롭게 태어난 시기였다.

그 이후 난 다시 제2의 전성기를 맞기 위한 도약기에 서있다. 지수가 상승국면에 진입했으며 지난해 4월17일에는 7년만에 700 박스권을 돌파했다. 다시 활황세를 맞은 것이다.

지금 난 상장기업 1164개사를 거느리고 있다. 탄생 당시보다 3배 이상 많아졌다. 거래대금 7조4000억원, 시가총액 214조8000억원으로 몸집도 커졌다. 지난해 내 지수 상승률(+25.7%)은 해외 주요 경쟁자중 중국의 Chi-Next(창업판)에 이어 2위 수준이다. 시총 및 그 증가율도 경쟁자중 각각 3위, 2위를 기록했다. 질적인 성장도 이룬 셈이다. 몸집과 내실 모두 성인이 된 것이다.

이제 나는 미래를 꿈꾼다. 서른살을 넘어 마흔살이 될 때까지 긴 시간 동안 전성기를 누리고 싶다. 마흔살이 훌쩍 넘은 미국의 나스닥처럼 세계에서 이름을 떨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노력이 필요하다. 후발 주자들이 무섭게 따라오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환경도 녹록치 않다. 지금 보다 더 각고의 노력이 뒤따라야 하는 이유다. 이럴수록 나를 시장에 내놓고, 독립적이며 경쟁력 있는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야만 한다. 바이오 산업, 핀테크 산업 등 다양한 신성장 산업군의 기업들도 나와 함께 할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다시 한번 나의 스무번째 생일을 자축하며, 화이팅을 외쳐본다. '코스닥' 화이팅!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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