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올해 글로벌 경제성장률 전망치 2.9%→2.4%로 낮춰

"선진국 경기 침체·신흥국 잠재성장률 하락에 보호무역주의 심화 가능성"

세계은행 조직아이덴티티(CI)

2016년 6월 세계은행 글로벌 경제 전망치(자료 제공 : 기획재정부)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선진국 경기 침체 등으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이 2%대 초반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세계은행은 8일 '2016년 6월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글로벌 경제성장률을 2.4%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1월 전망한 2.9%보다 0.5%포인트 낮은 것이다. 내년 글로벌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1월 3.1%에서 이달 2.8%로 떨어뜨렸다. 선진국의 경제 성장세가 약해진데다 원자재 가격 하락, 교역 둔화 등까지 겹쳤기 때문이라고 세계은행은 설명했다.

세계은행 보고서에서 주요 선진국들의 성장률 전망치를 보면 미국은 지난해 2.4%에서 올해 1.9%로 낮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1월 세계은행이 전망한 올해 미국 성장률은 2.7%였다. 5개월 새 전망치가 0.8%포인트나 떨어진 것이다.

일본 역시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1월 1.3%에서 이번에 0.5%로 0.8%포인트 급감했다. 유로존(유로화를 단일 통화로 쓰는 19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1월 1.7%에서 6월 1.6%로 낮아졌다.

선진국 전체로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2.2%에서 1.7%로 0.5%포인트 떨어졌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1.9%로 1월(2.1%)보다 0.2%포인트 낮아졌다. 세계은행은 "신흥국 성장 둔화로 인한 수출 실적 악화, 투자 감소 등으로 선진국의 성장률 전망이 하락했다"며 "선진국의 지속적인 경기 침체와 신흥국의 잠재성장률 하락은 보호무역주의를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신흥·개발도상국들의 경우 단기적으론 성장이 제한적이나, 유가 상승에 따른 원자재 수출국 경기 회복 등에 힘입어 향후 성장률 상승 여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신흥·개도국의 올해 성장률은 작년 3.4%에서 올해 3.5%로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1월 전망치인 4.1%에 비해선 다소 조정됐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1월 4.7%에서 6월 4.4%로 떨어졌다.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1월과 6월 모두 6.7%로 같았다. 브라질(-2.5%→-4.0%), 남아프리카공화국(1.4%→0.6%) 등은 하락 폭이 컸다.

이번 보고서엔 한국 성장률 전망치는 따로 언급되지 않았다.

세계은행은 세계 경제의 하방(떨어뜨리는) 리스크로 ▲글로벌 금융 불안 요인 ▲지정학적 위험 부각 가능성 ▲신흥국 경기 둔화 가속화 및 민간 부채 취약성 등을 꼽았다.

세종=오종탁 기자 tak@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