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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성 은폐 차곡차곡 옥시···英본사 임직원들 묵묵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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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가습기 살균제 인명사고 최대 가해업체 옥시레킷벤키저(옥시)가 원료물질의 유해성을 인정한 복수의 실험보고서를 은폐한 것으로 확인됐다.

3일 검찰에 따르면 가습기 살균제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부장검사)은 옥시 측이 민·형사 사건 진행 과정에서 제출하지 않은 5건의 유해성 실험보고서 가운데 4건을 확보했다. 해당 보고서의 결론은 모두 원료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의 유해성을 인정하는 결론을 담고 있다고 한다.
옥시는 보건당국 제재가 이뤄진 2011년부터 이듬해까지 국내 국가공인시험검사기관 1곳, 그리고 미국·인도 등 해외 연구소 4곳에 흡입독성 실험을 의뢰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국내 의뢰 실험 결과는 압수수색 과정에서, 해외 의뢰 실험 결과 4건 가운데 3건은 최근 옥시 측을 통해 임의제출 형태로 확보했다.

옥시가 자사에 불리한 실험 결과를 외부로 알리지 않은 행위에 대한 직접적인 형사책임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검찰은 이를 옥시가 유해성을 인지하고도 사건 공론화 이후 증거인멸에 나서게 할 유력한 정황으로 보고 있다.

당시 옥시 최고경영자를 맡고 있던 이가 최근 업무상 일정을 이유로 검찰 소환조사에 불응 의사를 밝힌 거라브 제인 전 대표(47)다. 현재 영국 본사의 아시아태평양 본부장으로 싱가포르에 머물고 있는 그는 최근 국내 언론사에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서라도 수사기관에 최대한 협조하고 싶으나 한국의 현 상황에 비춰볼 때 입국하기 어려운 상황인 점을 이해해달라’는 입장을 전했다고 한다.
검찰은 영국 본사 및 한국법인 주요 책임자들이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 확인 필요성을 인지한 정황, 사건 공론화 이후 후속 대응과정에서 이뤄진 유해성 은폐 시도 관련 본사의 관여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외국에 머물고 있는 외국인 6명에 대한 소환 조사도 추진해왔다.

검찰이 변호인을 통해 출석 요구를 전한 결과 3명은 이를 거부했고, 2명은 아예 회신하지 않았으며, 1명은 소재지가 파악되지 않아 연락이 닿지 않았다. 검찰은 이르면 다음 주 초 거라브 제인 전 대표 및 소재가 파악된 외국인 5명에 대해 이메일 서면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검찰 관계자는 “소환에 불응하는 외국인을 강제로 조사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 사법공조를 통한 범죄인 인도요청 역시 국가간 주권 문제가 얽혀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면서 “백방으로 노력해보겠다”고 말했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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