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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X파일] '저그' 최강 명성 무너뜨린 검은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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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스타크래프트Ⅱ' 승부조작 수사 발표…팬이라며 프로게이머에 접근, 돈으로 매수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법조 X파일’은 흥미로운 내용의 법원 판결이나 검찰 수사결과를 둘러싼 뒷얘기 등을 해설기사나 취재후기 형식으로 전하는 코너입니다.

“역대 저그 선수 중 최다 프리미엄급 대회 우승 기록을 가진 현존 최고의 스타크래프트Ⅱ 프로게이머….”

10대 프로게이머 A씨는 구름 위를 걷는 기분이었을 것이다. 자신의 플레이 하나에 팬들이 열광했다. 치열한 전략과 탁월한 판단능력, 변화무쌍한 임기응변 능력까지 모든 것을 겸비해야 프로게임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사 이세돌을 꺾었지만, 프로게이머는 당해낼 수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적어도 프로게임 세계에서는 컴퓨터가 인간을 따라잡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A씨는 프로게이머 중에서도 최고의 자리에 올랐던 인물이다. 그는 지난해 ‘글로벌 스타크래프트 II 리그(Global Starcraft II League-GSL)’ 우승자였다. 하지만 그는 자신을 향한 '위험한 유혹' 앞에서 흔들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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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씨는 스타크래프트를 좋아하는 ‘팬’이라면서 A씨에게 접근했다. 20대 중반의 나이인 B씨는 10대 후반의 A씨와 나이 차이도 크지 않았다. 두 사람은 조금씩 친분을 쌓아갔다. 처음에는 평범한 팬으로 알았지만, B씨가 A씨에게 접근한 목적은 따로 있었다.
“다른 게이머들 모두 승부조작을 통해 돈을 벌고 있다.”

B씨가 건넨 한 마디는 A씨 마음을 흔들었다. A씨는 B씨가 건넨 7000만원을 받고 두 차례 경기에서 고의로 패배한 것으로 조사됐다.

창원지방검찰청 특별수사부(부장검사 김경수)는 스타크래프트 2 승부조작 사건을 수사해 A씨와 B씨 등 8명을 구속 기소했다.

이번 승부조작 사건은 A씨와 B씨 두 사람의 문제가 아니었다.

정상급 프로게이머 C씨도 승부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C씨는 승부조작 대가로 3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와 C씨 모두 팬으로 가장해 접근한 브로커 때문에 승부조작 사건에 휘말렸다. 승부조작을 위해 자금을 제공한 이들은 따로 있었다.

유명 프로게이머 출신 D씨는 B씨에게 승부조작 자금을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D씨는 프로게임 구단 감독에게 승부조작을 제의하고 1000만원을 전달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는 상황에서 이번 승부 조작 사건에 다시 연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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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D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이제 '스타크래프트Ⅱ' 승부조작 사건은 재판을 통해서 실체가 가려지게 됐다.

‘e스포츠’ 업계는 2010년 '스타크래프트Ⅰ' 승부조작 사건 이후 한동안 침체기를 겪었다. 당시 여론은 싸늘하게 식었다. 침체의 터널을 벗어나고자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상황은 조금씩 개선됐다. 전용구장과 전용 방송국이 생기는 등 부활의 신호도 이어졌다.

하지만 다시 승부조작 사태가 발생하면서 ‘e스포츠’ 업계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승부조작이 A씨만의 문제인지, 드러나지 않은 또다른 사례가 존재하는지 단언하기 어렵다.

검찰도 이번 사건을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e스포츠 프로게임의 존립기반을 흔들 수 있을 정도로 파급력이 큰 사건”이라면서 “수사기관의 지속적인 단속뿐만 아니라 e스포츠 협회 차원에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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