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民은 '통섭의 朴'을 命했다

최종수정 2016.04.14 15:26 기사입력 2016.04.14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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民은 '통섭의 朴'을 命했다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오종탁 기자] 국민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통섭(統攝)의 정치'를 명령했다. 국민은 새누리당으로부터 원내1당 자리를 빼앗고 국민의당을 제3당으로 만들어줬다. 박 대통령의 일방적 국정운영 방식에 '중단' 명령을 내린 것이다.

국민은 박 대통령에게 변화를 요구했다. 박 대통령은 여당의 안정적 과반의석 확보와 국회선진화법 개정, 이후 '박근혜표 법안'의 일사천리식(式) 처리, 레임덕 없는 임기말과 개헌추진을 노렸다. 이 같은 셈법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됐다.

◆누구의 독주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민심(民心)=더불어민주당 123석, 국민의당 38석. 122석에 그친 새누리당은 국민의당의 전적인 협력이 있다 해도 국회선진화법 개정 필요의석인 180석을 확보할 수 없다. 새누리당뿐 아니라 더민주 역시 독자적 힘으로는 자신의 정책을 구현하기 어렵게 됐다. 국민은 설득과 협력을 전제로 하는 국회선진화법의 존치를 원했고 각 당에 대화하지 않고선 살 수 없는 환경을 절묘하게 연출해냈다.

여전히 국민으로부터 40%대 지지를 받고 있는 박 대통령은 선거 패배의 책임을 새누리당에게 돌릴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선거의 키워드가 처음부터 끝까지 '박근혜'였다는 점에서 이런 자기합리화는 궁색하다. 경제부터 외교ㆍ통일ㆍ안보문제에까지 국민의 마음속에 쌓여온 실망과 분노의 표출이다.

박 대통령은 선거 기간 내내 새누리당을 측면 지원했다. 몇 석 잃더라도 통제되는 여당을 만들기 위해 공천 무리수도 뒀다. 선거개입 논란을 무릅쓰고 전국을 순회하며 빨간 옷 유세를 펼쳤다.
참모들은 지난 2월 25일 임기 3주년을 맞아 창조경제혁신센터 한 곳을 방문하는 이벤트를 제안했는데, 이를 전국 순회로 바꾼 건 박 대통령이다. 박 대통령은 격전지를 돌며 국회심판론을 외쳤다. 보수층 결집을 위해 '북풍(北風)몰이'를 기획했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언제나 '먹히던' 이 같은 전략은 철저하게 외면 당했다. 투표장으로 몰려든 헬조선의 청년들은 구시대적 선거전략의 폐기를 요구했다.

◆朴정부 경제정책 대수술 불가피=박 대통령은 이달 하순쯤 재정전략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정부는 재정개혁안을 비롯해 그간 논의돼온 경기활성화 대책들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또 양적완화와 재정확대 정책 가운데 실현 가능성이 있는 것들을 추려 검토할 방침이다.

이달 말까지 청년ㆍ여성 일자리 대책과 서울 시내면세점 추가 등 주요 정책도 잇따라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일자리 대책에는 현재 정부가 운영 중인 모든 고용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 효율화하는 내용이 담길 전망이다.

그러나 여당의 참패로 끝난 선거 결과에 따라 큰 그림의 정책 방향에 손질이 불가피해졌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총선의 의미나 경제 정책에 미칠 영향에 대해 내부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며 "아직 바뀐(불리해진)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논하기는 이른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는 그간 지체됐던 구조개혁 및 각종 경제 관련 법안 처리와 관련한 논의에 속도를 낼 계획이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게 됐다. 법안 통과가 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한 비상계획(컨틴전시 플랜)까지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대 국회 회기는 5월 29일 끝나기 때문에 그 전에 무쟁점 법안 처리를 위한 임시국회가 열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쉽지 않은 걸 알지만 정부는 경제활성화법안과 노동개혁 4개 법안 등의 통과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14개 시ㆍ도에 지역전략산업을 지정해 덩어리 규제를 모두 풀어주는 내용의 규제프리존 특별법 제정안도 조속히 처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그러나 정치권은 사실상 19대 국회가 문을 닫은 것으로 봐야 하기 때문에 입법과정을 동반하는 정부의 정책추진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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