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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3포 세대' 좌절, 정치권은 직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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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우리나라 혼인율이 역대 최저치로 떨어지고 여성의 평균 초혼연령이 사상 처음으로 30대에 진입했다. 가임 여성의 만혼추세로 출산율도 떨어졌다. 불안한 일자리와 버거운 집값 등을 이유로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한 '3포 세대'가 늘어난 탓에 일어난 현상이다. 결혼이 줄고 만혼이 늘면 출산이 감소하고 이는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잠식하는 원인이 된다. 혼인율 회복과 저출산 극복을 위한 국가적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통계청이 어제 발표한 '2015년 혼인 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30만2800건으로 전년보다 0.9% 감소했다. 2003년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나타내는 조혼인율은 5.9건으로 1970년 통계를 시작한 이후 가장 낮았다. 만혼 현상도 뚜렷해졌다. 평균 초혼연령은 남녀 각각 0.2세 상승한 32.6세와 30.0세로 나타났다. 20년 만에 남성은 4.2세, 여성은 4.7세 높아졌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여성의 평균 초혼연령이 통계작성 이래 처음으로 30대에 진입했다는 점이다. 가임여성의 결혼이 늦어지면서 평균출산연령이 늦어지고 이것이 저출산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평균출산연령은 32.2세로 나타났다. 여기에 고령 출산에 대한 불안감으로 출산을 기피하는 무자녀 가정도 늘면서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는 아이 수)은 세계 최하위권인 1.24명에 그쳤다.

혼인건수 감소와 만혼, 낮은 출산율 등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우선 1983년 이후 저출산 추세가 이어지면서 혼인 적령기의 인구가 줄고 있다. 지난해 25~34세 인구는 1년 전에 비해 20만명가량 줄었다. 여기에 극심한 취업난과 높은 주거비용, 자녀 양육 ㆍ교통비 부담 등도 작용했다. 여성의 고학력화와 사회 진출증가, 직장 내 치열한 경쟁도 거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결혼과 출산을 선택사항으로 여기는 등 국민의 의식변화도 뚜렷해지고 있다.

이런 구조적인 문제와 정면으로 맞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 과거의 사고나 돈을 투입하는 것만으로 젊은이들이 결혼을 서두르고 아이를 많이 낳으리라고 기대한다면 오판이다. 정부가 2006년부터 저출산 대책에 80조원 이상을 쏟아붓고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현실이 좋은 예다.
정치권도 이 같은 문제를 직시하고 정신을 차려야 한다. 총선을 앞두고 여야는 청소년 대책, 일자리 창출을 쏟아내고 있다. 그것이 진정 국가의 장래를 걱정하는 위기의식에서 나왔는지, 표를 노린 급조 공약인지 국민이 더 잘 안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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