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시계가 모두 멈췄다. 천안함 피격사건의 46명용사들 유품인 시계가 지난해 천안함 5주기행사를 끝으로 모두 멈춰섰다. 시계의 건전지가 수명을 다했기 때문이다.
천안함 46용사들의 유품중에 발견된 시계는 모두 9개다. 이중 바늘시계는 6개, 전자시계는 3개다. 천안함 선체를 끌어올릴 당시만해도 대다수의 시계는 살아움직였다. 하지만 한해를 거듭할 수록 시계바늘은 하나둘씩 멈춰섰고 지난해 말 고(故)이상민 하사(89년)의 시계를 끝으로 모두 수명을 다했다.
고 이 하사는 충남 공주시에서 태어나 누나만 3명인 막내다. 천안함 피격사건이 발생한 1년전만 해도 회갑연을 맞은 아버지 이병길 씨에게 직접 편지를 써 읽어주고 뺨에 뽀뽀를 하주던 귀염둥이 막내아들이었다. 충남도립 청양대 호텔경영학과 1학년을 마친 뒤 2008년 6월 입대한 고 이하사는 제대 3개월가량을 남겨놓고 천안함 피격사건을 당했고 호텔지배인 꿈도 접어야 했다. 아들의 꿈을 알기에 고 이하사의 유가족은 다음해 청양대학을 찾아 장학금 1000만원을 기탁하기도 했다.
일부 유가족들은 46용사들의 시계가 멈춘것에 대해 '천안함 추도행사가 5주기까지는 정부행사로 치뤄지면서 국민들에게 상기됐지만 올해부터 각 군이 행사를 주관하면서 46용사들도 하늘나라에서 서운한 마음을 표현한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를 하기도 한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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