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남산 복원 프로젝트]100년의 세월을 넘어 시민 품으로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남산 복원 프로젝트]100년의 세월을 넘어 시민 품으로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서울 남산은 북악산ㆍ낙산ㆍ인왕산과 함께 서울분지를 둘러싸고 있는 산의 하나로 서울을 대표하는 상징 역할을 해왔다. 조선시대엔 활자를 주조하는 주자소가 자리잡았고, 고종때 최초의 근대 공원 '한양공원'과 을미사변 희생자들을 기린 '장충단공원'이 들어 서기도 했다.

일제 식민지 시대엔 통감관저ㆍ헌병대사령부 등이 들어서 일제의 강점을 지탱하는 굴욕을 겪기도 했다. 군사 독재 시절엔 중앙정보부가 들어서 한때 권위주의 통치를 뒷받침하는 음습한 곳의 대명사로 이름을 날린 적도 있다.
수난의 역사를 이겨낸 남산은 이후에도 불편한 대중교통 수단과 보행로가 제대로 연결되지 않아 시민들의 접근성이 뒤떨어진 곳이었다. 남산N타워 등이 한류 관광 명소로 떠오르긴 했지만 하루 400여대에 달하는 관광버스가 들락거려 환경 및 생태계 파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보행로 복원, 공원 확충, 자동차 배기가스없는 대기청정구역 지정, 곤돌라 신설 등을 통해 남산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 놓겠다고 발벗고 나서 시민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남산을 시민의 품으로' 프로젝트의 핵심은 100년 동안 끊겨져 있던 남산~도심간 보행로를 연결해 시민과 관광객들이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남산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 서울시는 지난 2월 말 '남산 예장자락 재생사업'의 핵심 구상이 담긴 설계 공모작을 공개했다. 채택된 공모작에 따르면 현재 차량만 다니는 약 100m 길이의 남산1호터널 입구 지하차도(명동~구 TBS교통방송 인근)는 사람이 걷는 보행터널로 변신한다. 터널이 끝나는 지점(구 TBS교통방송 인근)에는 친환경 곤돌라 스테이션과 서울의 야경을 볼 수 있는 전망대가 들어선다. 이렇게 되면, 그동안 찻길과 높은 경사 등으로 사실상 단절됐던 예장자락까지 보행길이 열려 명동역 인근에서부터 곤돌라 스테이션까지 완만한 길을 따라 한 번에 걸어 올라갈 수가 있다. 또,친환경 곤돌라를 타면 단숨에 남산 정상을 밟을 수 있다. 보행터널 내부는 전시, 휴식 등 다양한 여가 활동이 가능하도록 조성된다.
예장자락에서 사방으로 뻗어나갈 보행 네트워크는 자연, 역사, 문화를 테마로 한 '사람의 길'(시청~예장자락~남산 한옥마을), '나무의 길'(인왕산~예장자락~남산), '역사의 길'(돈화문로~예장자락~남산 산책로), '문화의 길'(청계천~예장자락~재미로) 등 4개의 길로 구성된다.
남산 예장자락 재생사업 조감도

남산 예장자락 재생사업 조감도

원본보기 아이콘

사람의 길은 한옥마을에서 예장자락까지 계단가든, 조깅트랙 등으로 잇고, 예장자락에서 명동역 인근 거리까지는 공중가로(플라잉 데크)로 연결한다. 나무의 길은 본래 남산에 분포했던 신갈나무 수목림을 보존하는 것이 기본이다. 남산~인왕산까지 신갈나무를 식재하고 사이사이에 오솔길과 보행데크를 조성해 숲을 거니는 공간으로 만든다. 역사의 길은 근현대 역사를 품은 돈화문로에서 시작해 예장자락 공원을 거쳐 남산산책로로 이어지는 길로, 인권센터(구 서울시 제2청사)를 중심으로 하는 인권산책로도 조성될 예정이다. 문화의 길은 만화ㆍ애니메이션을 테마로 조성된 재미로, 서울애니메이션센터와 이어지는 길에 존치건물 등을 활용한 그래피티벽, 프리마켓, 공연장 등을 열린 공간을 조성한다. LED조명을 활용한 빛의 숲을 만들어 서울야경의 핵심인 서울타워까지 빛의 흐름이 이어진 길도 만든다.

시는 특히 예장자락이 도심과 남산을 잇는 최적의 입지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명동, 남산 한옥마을 등 인근 관광명소는 물론 남대문시장, 서울역고가, 세운상가 등과도 보행 네트워크로 연결해 서울의 동,서 보행축을 잇는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현재 서울소방방재본부 등으로 쓰이는 공공청사 중 일부를 철거해 공원으로 조성한다. 과거 중앙정보부 6국 건물이었던 서울시청 남산제2청사는 역사성을 고려해 존치시키되 '인권센터'로 재조성할 계획이다.

하루에 남산 정상으로 관광객 1만4000여명을 실어 나르는 관광버스(1일 약 400대)의 진입은 전면 통제된다. 이를 위해 시는 지난해 8월부터 남산을 대기청정지역으로 지정해 자동차 배출가스가 많이 나오는 경유 버스의 통행료를 3000원에서 6000원으로 대폭 인상했다. 2018년부터는 아예 경유 버스의 출입을 금지할 계획이다. 저공해 조치 미이행 차량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하고 공회전을 집중적으로 단속하는 등 남산을 대기청정지역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친환경 대체 교통수단으로 곤돌라 신설을 추진하는 한편 30면 규모의 관광버스 주차장을 공원 지하에 조성해 주차난을 해소한다는 복안도 갖고 있다.

진희선 시 도시재생본부장은 "일제강점기 이후 한 세기가 넘도록 제 모습을 찾지 못하고 고립돼 있던 남산 예장자락을 시민 품으로 돌려주기 위해 많은 공론화 과정을 거쳐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며 "남산의 자연경관을 회복하고 도시와 자연, 다양한 역사문화 지층이 공존하는 소통의 공간으로 많은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하이브 막내딸’ 아일릿, K팝 최초 데뷔곡 빌보드 핫 100 진입 국회에 늘어선 '돌아와요 한동훈' 화환 …홍준표 "특검 준비나 해라" 의사출신 당선인 이주영·한지아…"증원 초점 안돼" VS "정원 확대는 필요"

    #국내이슈

  • '세상에 없는' 미모 뽑는다…세계 최초로 열리는 AI 미인대회 수리비 불만에 아이폰 박살 낸 남성 배우…"애플 움직인 당신이 영웅" 전기톱 든 '괴짜 대통령'…SNS로 여자친구와 이별 발표

    #해외이슈

  • [포토] 세종대왕동상 봄맞이 세척 [이미지 다이어리] 짧아진 봄, 꽃놀이 대신 물놀이 [포토] 만개한 여의도 윤중로 벚꽃

    #포토PICK

  • 게걸음 주행하고 제자리 도는 車, 국내 첫선 부르마 몰던 차, 전기모델 국내 들어온다…르노 신차라인 살펴보니 [포토] 3세대 신형 파나메라 국내 공식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전환점에 선 중동의 '그림자 전쟁'   [뉴스속 용어]조국혁신당 '사회권' 공약 [뉴스속 용어]AI 주도권 꿰찼다, ‘팹4’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