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를 지탱해온 수출이 줄고 내수 소비가 위축된 것은 모두가 알고 있다. 일자리 구하기도 어렵다. 지표만 봐도 알 수 있다. 1∼2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6% 줄었고 1월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1.4% 감소했다. 실업률도 3.7%로 전월보다 0.5%포인트 올랐다. 대외적으로는 중국 경기가 '7% 성장'의 고공행진을 사실상 끝냈고, 파격적인 경기부양에 나섰던 유럽과 일본은 시장의 차가운 반응에 직면했다. 나홀로 호황이 기대됐던 미국도 불확실성에 발목이 잡혔다.
정부는 예측대로 가는 경제 경로에 만족할 수 없는 입장이다. 그래서 내놓은 '수'가 '심리 유도전'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경제 위기라고 인정하는 순간 심리적 충격이나 의욕 하락이 있을 수 있다. 심리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긍정적인 부분을 바라봐야할 필요가 있다"고 털어놨다. 희망 어린 경제 분석과 전망으로 가계나 기업들의 정상적인 경제활동마저 위축되는 걸 방지하겠다는 취지다. 이 관계자는 "심리가 무너지면 우리 경제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널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불황기에는 경제평론가의 가시돋힌 비판에 주목하기 보다 당국의 정책대응에 주목하고 힘을 실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심리전'도 정책당국의 당연한 역할이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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