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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은 나의 힘…기업장수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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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맥주·하이트진로 '국민맥주' 자리놓고 83년간 경쟁

신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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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와 2위인 리디아 고와 박인비 선수의 경쟁은 지난해 골프 팬들에게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시즌이 끝날 때까지 둘은 대회마다 격돌했고 우승컵을 놓고 흥미진진한 경쟁을 벌였다. 덕분에 리디아 고와 박인비는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며 집중력을 발휘했고 높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라이벌은 독일까 약일까. 라이벌의 존재는 성장의 원동력으로, 반드시 이겨야하는 영원한 숙적이 아니다. 경쟁심을 통해 서로간 자극제가 돼 함께 발전시키는 관계가 진정한 라이벌이다.

국내 유통업계에도 전통의 라이벌이 있다. 이들 기업은 혁신적인 제품으로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오랜세월 강자로 군림하던 기업이 접전을 벌이던 라이벌의 추격에 역전을 당하며 엎치락 뒤치락 전쟁을 펼치고 있다.
하이트 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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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맥주ㆍ삼양라면…영원한 강자는 없다=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는 지난 83년간 치열한 경쟁을 계속해온 숙명의 라이벌 관계로 국산맥주의 명분을 이어가고 있다. 오비맥주는 1933년 쇼와기린맥주의 한국공장에서 시작, 광복 후 고 박두병 두산그룹 초대회장이 인수해 1948년 동양맥주로 상호를 변경했다. 하이트진로는 같은해 경기도 시흥군 영등포읍(현재 영등포구) 10만평 부지에 회사명 '조선맥주주식회사'로 공장을 건립했다. 오비맥주는 70~80년대 '국민 맥주'로 불리며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90년대 들어서며 하이트진로가 천연암반수를 콘셉트로 한 신제품 하이트를 출시하며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하이트는 출시 3년 만에 맥주시장 1위에 오르며 오랜 기간 국내 최고 맥주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최초의 라면'인 삼양라면과 '국민라면' 신라면의 대결도 흥미롭다. 삼양라면은 전중윤 명예회장이 1960년대 '꿀꿀이 죽'을 사 먹기 위해 장사진을 친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일본의 라면을 떠올리며 시작됐다. 라면이 식량 문제를 해결하는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판단한 그는 일본 명성식품으로 부터 기계와 기술을 도입, 1963년 삼양라면을 만들었다. 당시 가격은 10원. 당시 짜장면 한 그릇이 20~30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고가의 음식이었다. 삼양라면을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만든 건 정부의 분식 장려 정책이었다. 1965년 혼분식 장려 정책으로 삼양라면은 판매 시작 2년 만에 월 100만개가 팔려나가는 인기 제품이 됐다.

'국민 라면' 신라면의 전신은 롯데공업의 '롯데라면'이다. 롯데공업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동생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이 라면 사업을 하기 위해 사채를 끌어다 만든 식품업체였다. 삼양라면에 밀려 2위 업체에 머물고 있던 롯데공업은 1975년 농심라면으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농심라면의 인기로 1978년에는 아예 사명도 농심으로 바꿨다. 농심라면과 육개장사발면(1982년)ㆍ안성탕면(1983년)ㆍ짜파게티(1984년)의 연속 히트로 농심은 1985년 삼양을 제치고 라면시장 1위에 등극했다. 신라면은 1986년 출시됐다. 내부 시식회에서 너무 맵다는 반응이 나왔으나 신 회장은 매운 맛이 오히려 차별 요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 제품 출시를 강행했다. 신라면은 출시 석달 동안 3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신기록 행진을 이어 갔다.

◆선의의 경쟁으로 시장 혁신을 이끌다=설거지를 하려고 가마솥에 물을 끓이고 잿물과 쌀뜨물에 짚으로 엮은 수세미를 사용하던 시절이 있었다. 우리나라 주부들은 1960년대 들어서야 주방세제를 사용했다. 애경은 1966년 12월 국내 최초로 주방세제인 트리오를 생산했다. 과일 채소 식기 등을 씻을 수 있는 트리오는 등장하자마자 주부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트리오는 공신력 있는 기관의 품질보증을 받은 유일한 제품이었다. 트리오를 사용한 주부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났고 시장점유율 70~90%를 기록했다. 1967년 28t이던 생산량이 1970년 493t으로 3년 만에 무려 18배 증가했다. 당시 물류가 발전하지 못했던 때라 애경은 고속국도 제1호선인 경부고속도로만 이용할 수 있었다. 서울에서 경기도ㆍ충청남도를 지나 경상도로 이어지는 경부고속도로 근처 지역에만 트리오가 운반ㆍ전달됐다. '트리오의 라이벌' LG생활건강의 퐁퐁은 1972년 출시됐다. LG생활건강은 1967년 안양공장에서 에이퐁을 내놓은 이후 퐁퐁 제품을 선보이면서 주방세제시장에서 영역을 확장했다. 주방세제 소비가 늘면서 생산량을 늘려야 했고 LG생활건강은 1981년 청주공단으로 공장을 이설ㆍ증설해 체계적인 생산활동을 시작했다.
1992년에는 연구소와 생산ㆍ미케팅이 한팀이 돼 피부 저자극 제품인 자연퐁 제품을 출시했다. 퐁퐁은 현재 자연퐁으로 맥을 이어가고 있다.

베이커리 시장은 1945년 해방이 되던 해 황해도 옹진 '상미당'에서 시작됐다. 이 빵집은 이후 서울 을지로로 터전을 옮겼고, 1959년에는 용산에 빵과 비스킷을 대량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세우며 사업을 확장, 국내 제과제빵업계 1위 업체로 우뚝 서게 됐다. 바로 이 상미당이 현재 SPC그룹이 운영하는 '파리바게뜨'의 전신이다 .

파리바게뜨는 1988년 서울 광화문에 1호점을 열면서 프랜차이즈 사업이 본격화됐다. 당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매장에서 빵을 바로 구워내는 '베이크오프' 방식을 도입 해 사업시작 10년만인 1997년에는 국내 베이커리 시장 1위에 올라 지금까지 정상을 지키고 있다. 후발주자인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는 1997년 구리에 1호점을 내면서 국내에 선보이기 시작했다. CJ제일제당의 제분 기술 노하우가 축적된 밀가루로 매일 매장에서 직접 굽는 빵을 선보인 국내 최초의 오븐 베이커리다. 매일 매장에서 빵을 구워내는 방식은 소비자 만족도를 높였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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