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병신년 정월대보름을 맞아 오는 20일부터 22일까지 3일간 서울 경복궁 국립민속박물관 전역에서 민속 체험행사들이 마련된다. 집안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는 '지신밟기'를 비롯해 소망과 믿음이 깃들인 대보름 음식 등 20종 프로그램들이 진행된다.
우리나라 세시 명절에서는 액을 없애고 복을 부르며 풍요를 기원하기 위한 여러 가지 의례를 가졌다. 정월에는 ‘정월이 좋아야만 일 년 열두 달이 좋다.’ 라는 믿음에서 풍요와 건강을 기원하는 세시행사가 행해졌다. 특히 농경사회에서는 달을 여신, 대지의 신으로 생각해 정월대보름을 매우 뜻 깊은 날로 생각했다. 한 해 동안 무병 기원, 재앙 퇴치, 풍요를 기원하는 온갖 행사들이 펼쳐졌고, 그 안에서 마을 사람들은 한 마음이 됐다. '지신밟기'에서는 꽹과리·징·북 등으로 풍물놀이와 함께 마을굿과 춤, 재주 등의 다채로운 연희로 지신(地神)을 달래고 복을 빈다.
정월대보름에는 세시 음식이 풍부하고, 그에 따른 속신이 다양하게 전해진다. 대보름날 아침에 ‘부럼’을 깨물면 한 해 동안 무사태평하고 부스럼이 나지 않는다거나 대보름날 아침에 찬 ‘귀밝이술’을 마시면 귀가 밝아지고 일 년 내내 좋은 소식만을 듣는다는 소박한 믿음이 있었다. ‘오곡밥’을 나누어 먹는 풍속도 있고, ‘묵은나물’을 먹으면 더위를 타지 않는다고 하는 속신도 있으며, 복을 먹는다는 의미로 ‘복쌈’을 싸서 먹기도 한다.
보름 전날인 21일 오후 박물관내 전통가옥인 오촌댁 등을 돌며 풍요로운 한해가 되고 건강을 소망하며 축원하는 지신밟기도 한다. 정월대보름인 22일에는 부럼과 약밥을 받고 귀밝이술도 맛볼 수 있다. 이날 어린이박물관 볕들재에서 ‘이웃나라 벼농사 이야기’ 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필리핀, 베트남 등지에서 줄다리기가 이뤄질 수 있었던 문화적 기반을 탐구할 수 있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한국의 명절’ 교육도 마련된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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