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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전면중단]"정부 지원책 3년전과 다른 게 뭐 있나. 우린 국민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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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이 아니라 국가적으로 책임지고 보상해야"
개성공단기업협회장, 12일 낮 비상총회 후 기자회견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이번 개성공단 폐쇄는 우리 정부가 갑작스레 결정하고, 기업들에게 통보한 사항입니다. 지원이 아니라 국가적으로 책임지고, 보상해야하는 문제입니다. 우리는 대한민국 국민이 아닙니까."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협회 비상총회가 열리는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2층 대회의실은 140여명의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와 직원들을 비롯해 100여명의 취재진이 뒤엉켜 소란스러웠다.

12일 비상총회는 당초 11시30분에 열리기로 돼 있었다. 그러나 정부가 같은 시간 개성공단 입주기업에 대한 지원 대책을 발표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15분 가량 미뤄졌다.

담담하게 정부 발표를 듣던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와 직원들은 정 회장이 단상에 오르자 모두 숨을 죽였다.
"잠들 안오시죠. 조금 전 정부 대책을 보니 언젠가 본 것 같지 않습니까. 3년 전에는 금융지원을 얼마한다고 했었는데 그마저도 이번에는 빠졌네요." 목소리는 담담했지만 냉소와 근심이 흘렀다.

설 연휴 마지막 날이던 지난 10일 오후 통일부로부터 정부가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중단한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만해도 값나가는 원부자재와 장비들은 빼 내올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러나 11일 오후 북한이 개성공단의 자산동결과 막무가내 추방을 통보하면서 상황은 급격히 악화됐다.

정 회장은 당초 3분 가량 언론에 공개하기로 한 총회 모두발언을 10분 넘게 이어갔다.

기업 입장에서, 약자 입장에서 정부의 비위가 상하게 하고 싫어할만한 말을 하는 걸 망설였다고 했다. 그러나 기업의 존망과 생존권 달린 문제에서 주장할 건 주장하고 요구할 건 요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돈 빌려준다하고, 세금 미뤄주겠다는 하는 게 답이 아닙니다. 정부 발표를 보니 3년 전 입주기업들은 부르지도 않고 기자들만 불러 선전 브리핑하는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내용이 바뀐 게 뭐 있습니까."

개성공단기업협회는 12일부터 비상대책위원회 구성해 가동하기로 했다. "모두가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우리 피해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받자는 것이고, 공단 재가동이 가능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개성공단의 참 가치와 이 나라의 평화와 긴장완화, 남북관계 개선에 개성공단이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알려야 합니다."

정 회장의 목소리는 떨렸다. 박수가 쏟아져 나왔다. 개성공단기업협회는 비공개 총회를 진행한 후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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