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이 아니라 국가적으로 책임지고 보상해야"
개성공단기업협회장, 12일 낮 비상총회 후 기자회견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이번 개성공단 폐쇄는 우리 정부가 갑작스레 결정하고, 기업들에게 통보한 사항입니다. 지원이 아니라 국가적으로 책임지고, 보상해야하는 문제입니다. 우리는 대한민국 국민이 아닙니까."
12일 비상총회는 당초 11시30분에 열리기로 돼 있었다. 그러나 정부가 같은 시간 개성공단 입주기업에 대한 지원 대책을 발표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15분 가량 미뤄졌다.
담담하게 정부 발표를 듣던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와 직원들은 정 회장이 단상에 오르자 모두 숨을 죽였다.
설 연휴 마지막 날이던 지난 10일 오후 통일부로부터 정부가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중단한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만해도 값나가는 원부자재와 장비들은 빼 내올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러나 11일 오후 북한이 개성공단의 자산동결과 막무가내 추방을 통보하면서 상황은 급격히 악화됐다.
정 회장은 당초 3분 가량 언론에 공개하기로 한 총회 모두발언을 10분 넘게 이어갔다.
기업 입장에서, 약자 입장에서 정부의 비위가 상하게 하고 싫어할만한 말을 하는 걸 망설였다고 했다. 그러나 기업의 존망과 생존권 달린 문제에서 주장할 건 주장하고 요구할 건 요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돈 빌려준다하고, 세금 미뤄주겠다는 하는 게 답이 아닙니다. 정부 발표를 보니 3년 전 입주기업들은 부르지도 않고 기자들만 불러 선전 브리핑하는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내용이 바뀐 게 뭐 있습니까."
개성공단기업협회는 12일부터 비상대책위원회 구성해 가동하기로 했다. "모두가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우리 피해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받자는 것이고, 공단 재가동이 가능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개성공단의 참 가치와 이 나라의 평화와 긴장완화, 남북관계 개선에 개성공단이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알려야 합니다."
정 회장의 목소리는 떨렸다. 박수가 쏟아져 나왔다. 개성공단기업협회는 비공개 총회를 진행한 후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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