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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감현장]금융허브는 없고 '먹튀' 논란만 남은 SIFC

최종수정 2016.02.12 11:31 기사입력 2016.02.12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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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나영 기자] "최소한의 권리나 권한을 모두 박탈당한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계약으로 현재 서울시는 속수무책인 상황입니다."

지난 11일 서울시의회 서울국제금융센터(SIFC) 특혜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 김현아(더불어민주당) 위원장의 한숨 섞인 토로이다. SIFC에 대한 AIG의 매각 결정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고 밝힌 자리에서다. 김 위원장의 한숨 속에는 최악의 '먹튀' 논란을 야기했던 론스타의 뒤를 SIFC가 이을 것이라는 우려가 녹아 있었다.
서울시는 이명박 시장 재직 당시인 2006년 여의도에 '동북아 금융허브'를 만들겠다며 SIFC를 건설했다. 이 과정에서 서울시는 AIG에 수많은 특혜를 제공했다. 우선 공사가 진행되는 2006년~2010년까지 5년 동안 AIG에 땅을 무상 제공했다. 완공 후인 2011년~2017년까지도 법정최저임대료인 공시지가의 1%만 받고 2018년 이후부터 나머지 금액을 정산하는 형태로 계약해 논란이 됐다. 또 99년간 토지 임대 보장 기간이 끝난 후에야 건물을 기부채납하게 한 데 대해서도 과도한 혜택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문제는 이러한 혜택의 근거가 됐던 동북아 금융허브 계획이 실패했다는 것이다. 현재 SIFC에는 정작 외국 및 국내 금융기관들이 입주하지 않아 3개 동 중 하나는 공실률이 70%에 달하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AIG가 센터 매각으로 1조원 이상의 막대한 차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돼 논란은 심화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7월 SIFC에 이전ㆍ신규 창업하는 국내외 금융기관에 최대 25억원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내용의 조례를 공포했다. 뒤늦게 부랴부랴 지원책을 마련하는 사이에 AIG는 매각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사상 최대의 먹튀 사례로 꼽히는 론스타, SK그룹과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소버린자산운용 등 자본시장 펀더멘털이 취약한 우리나라에 외국계 자본이 남기고 간 상처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금융허브는 놔두더라도 '먹튀 트라우마'에 휘말리는 모습만은 보고싶지 않은 것이 국민과 시민들의 마음일 것이다.

윤나영 기자 dailybe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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