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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준의 육도삼략]미군 하늘의 '무기고' 추진 ...다량의 무기 탑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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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슈턴 카터 미국장관 2017 회계연도 국방예산안 설명회에서 밝혀

미군이 세계 최강의 전력을 유지하는 비결은 다른 나라보다 수십년을 앞선 무기를 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군은 막대한 연구개발(R&D)비를 쏟아 상상을 초월하는 무기를 만들어왔다. 스텔스 전투기와 스텔스폭격기,무인기(드론)과 레일건,이지스체계 등이 R&D의 산물이다. 그런데 미국이 무기개발과 관련해 색다른 접근을 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미 개발돼 있는 무기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혁신된 기능을 추가하는 쪽으로 전환한 것이다.

8발의 ALCM을 탑재할 수 있는 B-52의 회전식 무기장착대는 재즘-ER 등 스마트무기 탑재를 위해 개량된다

8발의 ALCM을 탑재할 수 있는 B-52의 회전식 무기장착대는 재즘-ER 등 스마트무기 탑재를 위해 개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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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이 지난 2일(미국 현지시각) 워싱턴의 이코노믹클럽에서 2017 회계연도(2016년4월~2017년3월 말) 국방예산 요구안을 설명하면서 밝힌 '무기고 비행기(Arsenal Plane)'이라는 용어도 그런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아직 그 실체가 드러나지 않았지만 병기고 항공기는 하늘을 나는 기존 항공기를 온갖 무기를 발사할 수 있는 발사대라고 할 수 있다.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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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비행 전함 '무기고 비행기'=5830억달러 규모인 2017 회계연도 국방예산 요구안에는 소형 떼 로봇 함정, 레일건 등 온갖 기발한 구상이 담겼지만 그중 눈에 띄는 것이 무기고 비행기였다.
새로운 제안들은 모두 카터 장관이 국방부 차관보로 있던 2012년 국방부 안에 설치한 전략역량국(Strategic Capabilities Office. 이하 SCO)의 작품이다. SCO는 국방부와 정보조직, 민간에 새로운 역할과 판세를 완전히 뒤바꿀 역량을 부여함으로써 가상의 적을 물리치는 것을 목적으로 한 조직인데 그런 임무에 걸맞은 아이디어를 내놓은 것이다.

카터 장관은 이날 연설에서 "전장에서 게임체인저가 될 잠재적 무기는 우리가 무기고 비행기라고 부르는 것"이라면서 "국방부는 제일 오래된 항공기 플랫폼 중 하나를 온갖 종류의 다른 재래식 무기를 쏘는 나는 발사대로 전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사실 무기고 비행기는 전방 센서와 표적획득 교점 역할을 하는 5세대 항공기 즉 F-35와 연결돼 매우 큰 탄창 기능을 할 것이며 기존 무기와는 다른 체계를 사용해 완전히 새로운 역량을 창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토마호크 미사일을 발사하는 오하이급 핵잠수함 상상도

토마호크 미사일을 발사하는 오하이급 핵잠수함 상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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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무기고 함정'이 그 기원=무기고 비행기는 해군에서 유래한 개념이다. 미 해군과 고등국방계획국(DARPA)은 1995년에 '무기고 함정'을 구상하고 건조비로 4억5000만달러를 책정했지만 미 의회는 1998년 사업을 폐지했다.

무기고 함정은 중간크기의 미사일(통상 순항미사일) 최대 500발을 수직발사관에 탑재하되 다른 함정이 보내준 표적 데이터를 활용해 공격하는 함정이다. 이 함정은 건조되지는 않았지만 현재 4척의 오하이오급 핵잠수함은 그런 구상을 구현하고 있다. 오하이오급 핵잠수함은 본래 트라이던트 핵미사일을 탑재하도록 설계됐지만 4척은 각각 154발의 토마호크 미사일 탑재 잠수함으로 개조됐다.

4척의 잠수함 수직발사관에 탑재된 토마호크 미사일이 무려 616발이나 된다. 엄청난 수량이 아닐 수 없다. 토마호크 미사일의 폭격 정밀도를 감안한다면 4척의 잠수함이 갖춘 타격능력은 실로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B-52폭격기의 엄청난 폭장량. 가운데가 JDAM탄을 발사하는 회전식 발사대

B-52폭격기의 엄청난 폭장량. 가운데가 JDAM탄을 발사하는 회전식 발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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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고 비행기 유력후보 B-52?=카터 장관은 '무기고 비행기'에 대해 더 이상 언급하지 않고 질의응답 시간에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아 무기고 비행기가 어떤 형태의 항공기가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대형 항공기 기체를 본 떠 만들 것이라는 것 정도 밖에 알려진 것은 없다. 유·무인기 모든 형태가 될 수 있고 온갖 무기를 탑재할 수 있다는 것이 알려진 게 전부다.

무기 탑재량이 많고 장거리를 높은 아음속 속도로 비행할 수 있는 기체로는 B-52와 B-1R 랜서 폭격기를 떠올릴 수 있다. C-130 수송기도 생각할 수 있지만 속도가 느리고 무기 탑재를 위해서라면 많은 개량이 필요하다.

그런데 카터 장관의 발언을 추적해보면 '무기고 비행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보잉은 10여년 전에 B-1R 랜서 폭격기를 무기고 비행기로 개조하는 컨셉을 밝혔지만 '제일 오래된 항공기 플랫폼 중의 하나'라든가 '온갖 종류의 무기를 쏠 수 있는 발사대'라는 표현을 염두에 둔다면 휴력한 후보로는 B-52로 압축된다. B-1B 랜서 폭격기는 동체 내외부에 탑재하는 무기가 다종다양하며 56.7t에 이르지만 1986년 실전배치돼 "가장 오래된 항공기 플랫폼"은 아니기 때문이다.

스텔스 성능이 없고, 속도도 음속을 밑돌지만 항속거리가 1만6000km를 넘어 장거리 비행능력은 탁월하다. 재급유도 가능하다. 무기탑재량이 31.5t으로 적지 않다. 게다가 76대가 현역으로 활동한다. 12대는 보관돼 있다.넉넉한 탑재량과 기체 수량을 감안하면 무기 탑재량이 형편없는 수준인 F-35를 보완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B-52는 최신형이 1960년대 기령이 60살에 육박하지만 개량을 거듭하면서 속속 새로운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도 장점이다. 보잉사는 지난 달 13일 위성유도무기를 탑재할 수 있도재후는 동체 내부 무기고 발사대를 인도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내부 무기고에는 회전식 발사대가 설치됐으며 탑재무기 수량도 획기적으로 증가했다. 최신형인 B-52H 6대는 이 시스템을 갖췄다. 이에 따라 B-52는 8발의 합동직격탄(JDAM)을 탑재, 투하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는 록히드마틴이 생산한 최신 재래식 순항미사일 재즘과 그 개량형인 재즘-ER(재즘 사거리 연장형)을 탑재할 수 있도록 개량도 이뤄질 예정이다.

장거리 순항미사일 재즘 미사일을 발사하는 B-52

장거리 순항미사일 재즘 미사일을 발사하는 B-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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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즘-ER은 터보팬 엔진을 장착해 비행거리가 약 926km 이상으로 늘어난 순항미사일이다. 기본 사양은 재즘과 같다. 재즘 미사일은 길이 4.27m, 날개 너비 2.4m,무게 1020 kg (2250파운드)이며 비행속도는 음속을 조금 밑도는 아음속이며, 최대사거리는 370km이상이다. 탄두는 450kg (1000 lb이다. 2000파운드급 재즘은 적외선과 GPS수신기로 표적을 찾아간다. 1000파운드급은 강화 콘크리트 표적 파괴에 쓰인다.

2014년 말부터 양산된 재즘-ER은 그동안 B-1B 랜서 폭격기에만 탑재됐지만 B-52와 F-15, F-16에 탑재하기 위한 시스템 통합 작업이 추진돼왔다.

50여년을 비행한 구식 B-52는 스텔스 성능은 눈꼽만큼도 없지만 타격거리가 두 배 반 늘어난 미사일 탑재능력을 갖추면 조밀하고도 현대화된 지대공망 밖에서 표적을 파괴할 수 있는 폭격기로 거듭날 전망이다. 미군 당국이 B-52를 2040년까지 현역으로 남겨둘 계획을 세운 것도 이런 맥락일 것이다.

무기고 비행기의 전방 센서 역할을 할 5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

무기고 비행기의 전방 센서 역할을 할 5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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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고 비행기 등장에 따른 미래戰 혁명=무기고 비행기와 5세대 스텔스 전투기의 등장으로 미래전 양상은 크게 바뀔 전망이다.

유력한 시나리오 중 하나는 최전방에 스텔스 기능을 갖춘 5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가 나서고 수백킬로미터 뒤에 다량의 무기를 탑재한 무기고 비행기가 뒤따르는 형태가 될 것으로 짐작된다. 무기고 비행기는 전방의 스텔스 전투기나, 인공위성, 무인기 등이 제공하는 정보에 의존해 적 방공망을 무력화시킬 다량의 무기를 발사하거나 투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많은 재즘이나 재즘-ER 미사일이 적 미사일 사거리 밖에서 발사됨으로써 적의 방공망을 초토화시키면서도 아군 항공기의 안전을 확보하는 두 마리 토끼잡이가 가능할 것이라는 다소 섣부른 전망도 나온다. 계획대로 된다면 미군은 최첨단 기술과 오래된 플랫폼을 결합함으로써 미래 전장에서도 군사력 우위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박희준 논설위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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