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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준의 육도삼략]美해군 SM-6 함대공미사일, 대함미사일로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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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슈턴 카터 장관 밝혀…서태평양 섬에 배치시 중국군 위협할 듯

중국과 러시아의 장거리 초음속 대함미사일 개발·배치로 대함미사일 경쟁에서 뒤지자 미 해군이 드디어 적절한 대안을 마련했다. 하푼 대함미사일의 사거리를 연장하는 것은 물론, 유명한 순항미사일 토마호크에 대함미사일 기능을 추가하고 탄도미사일 요격 미사일인 SM-6 미사일도 대함미사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개량하고 있다. 특히 SM-6 미사일은 사거리가 긴 데다 초음속으로 비행해 잠재적인 적 함정이 요격하기가 거의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은 이 미사일을 이지스체계와 함께 육상에 배치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어서 서태평양의 중국 인접 섬에 배치할 경우 중국에는 잇몸에 박힌 가시가 될 전망이다.

레이시언의 애리조나주 헌츠빌 공장의 SM-6미사일 조립라인

레이시언의 애리조나주 헌츠빌 공장의 SM-6미사일 조립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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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해군 지난달 SM-6의 대함미사일 시험=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은 지난 3일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수병들에게 한 연설에서 미 해군 미사일 개발사에서 이정표가 될 만한 발언을 했다. 카터 장관은 이 자리에서 미군의 대표 순항미사일인 토마호크를 대함미사일로 발사하는 시험을 벌였다고 밝혔다.

토마호크는 주로 지상의 고정 표적을 타격하는 미사일이었지만 비행경로 수정,이동표적 타격 능력 부여 등을 위한 개량을 거듭해왔던 터였다.

그러나 이보다 더 주목을 끈 것은 해군의 SM-6를 대함미사일로 발사하는 시험을 지난달 했다고 발표한 것이었다.
SM-6의 정식명칭은 RIM-174 사거리연장능동미사일로 함대공 미사일인데 새롭게 함대함 미사일 기능이 추가된 것이다. 아군 함정을 향해 날아오는 유인 항공기, 고고도 드론, 순항미사일을 원거리에서 요격해 함대를 방어하는 미사일인 SM-6가 대함미사일 역할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수직발사관에서 발사되는 2단 미사일인 SM-6는 고체 연료를 사용하는 강력한 로켓모터 덕분에 마하 3.5의 속도를 낸다. 무엇보다 사거리가 최대 370km, 상승고도 한도가 33km에 이른다. 미 해군의 주력 함대함 미사일 하푼미사일에 부족한 펀치력과 리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길이 6.55m, 동체 지름 34cm, 부스터 지름 54cm, 동체 포함 날개 너비 1.67m이며 무게는 1.5t이다. 탄두는 파편형이며 신관은 접촉신관이다.

함대공 미사일인 SM-6의 이 같은 진화는 미 해군이 초고속 데이터 통신으로 연결된 해군통합화력관제대공방어(Naval Integrated Fire Control-Counter Air-or NIFC-CA.니프카)라는 전투네트워크체계를 마련해 정교화하는 여건변화와 맞물려있다. 미 해군 수상함정의 다수를 차지하는 이지스함들은 니프카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면서 미사일을 발사해 표적을 파괴하는 연습을 해왔다.

니프카의 도입으로 표적을 찾아내는 함정 따로, 미사일 발사 함정 따로인 시대가 열렸다. 이지스 구축함 샘슨이 표적을 찾아내고 이지스 순양함 챈슬러스빌함이 SM-6 미사일을 발사해 격추하는 시험에 성공하기도 했다. 미 해군이 SM-6에 함대함 미사일 임무 등 다양한 임무를 부여하기 위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었던 점에 비춰볼 때 카터 장관의 이 같은 발표는 SM-6를 함대함 미사일로 쓸 수 있도록 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이 완료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대함 공격 능력을 갖춘 SM-6 함대공 미사일

대함 공격 능력을 갖춘 SM-6 함대공 미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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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해군 함대함 미사일 격차 상쇄할 듯=SM-6 가 함대함 미사일 기능을 갖춤에 따라 미 해군은 경쟁국들에 비해 뒤진 대함 미사일 격차를 상당부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군은 1977년부터 도입한 하푼 미사일을 각 함정에 배치해놓고 있다. 하푼은 미국은 물론, 한국 등 동맹국의 구축함들이 탑재하고 있는 대함 미사일로 신뢰성이 높은 무기로 꼽힌다. 그러나 하푼은 탄두중량이 약 221kg로 비교적 작고, 최고속도도 음속을 크게 밑도는 시속 864km에 그치며 사거리도 최신형이 250km에 불과하는 등 급변하는 전장환경을 뒤따르지 못한다는 지적이 미해군 내부에서 나왔다.

2000년대 들어 군현대화에 나선 중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들은 사거리가 길고 속도가 매우 빠른 대함 미사일을 개발해 실전배치했다. 이 때문에 미 해군이 원거리 수평선 너머에서 하푼 미사일로 적함을 파괴하면서 누리던 전력 '우위'는 사라졌고 자칫 미 해군 함정이 펀치가 닿지도 않는 원거리에서 적 대함 미사일의 제물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많았다.

특히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내세우면서 자유항행권을 요구하는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중국이 이미 실전배치한 둥펑 21과 러시아에서 수입하거나 자체 생산한 공대함 미사일 YJ-10, 잠대함 미사일 SM-54E는 사거리가 각각 2000km 이상, 200km, 300km로 하푼보다 리치가 월등히 길다.

그러나 SM-6가 함대함 미사일로 완전히 탈바꿈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SM-6의 속도가 마하 3.5인데다 사거리가 최대 370km에 이르기 때문이다. 상승고도 또한 33km에 이른다.

이 뿐이 아니다. SM-6는 성능이 입증된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암람의 신뢰성 높은 시커, 신호처리장치, 능동 유도조종장치를 결합시켜 함정 레이더가 표적으로 계속 유도를 하지 않더라도 발사 후 스스로 표적을 찾아 날아간다. 더욱이 니프카를 활용하면 함정 레이더 탐지거리를 벗어나는 수평선 밖의 표적 공격도 펼칠 수 있다. SM-6의 개량이 완료되고 미 해군이 새로운 대중국 전략과 결합한다면 대함 미사일 전력우위 회복의 주력이 되는 것은 물론, 중국의 목을 겨냥할 새로운 비수가 될 전망이다.

미해군 정비병이 함대공 방공미사일 SM-2 미사일을 정비하고 있다.

미해군 정비병이 함대공 방공미사일 SM-2 미사일을 정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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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 이지스 체계와 함께 서태평양 섬에 배치 시 중국 항공기 저승사자될 듯=SM-6 미사일의 진화는 함정 발사 대공·대함 미사일에만 그치지 않을 것 같다. 지상 이지스체계와 함께 지상에 설치돼 지대공 미사일로도 활용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중국 연안의 작은 섬들에 배치해 중국 함정과 항공기들의 태평양 진출을 차단할 비수로 활용될 가능성이 매우 커 주목된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예산평카센터(SCBA) 소장을 역임한 앤드류 크레피네비치(Andrew Krepinevich) 박사는 2일 미국 의회 브리핑에서 가상 전쟁에서 중국의 태평양 진출과 미군에 실질적인 해를 가하는 계획을 막을 방안과 관련해 "중국 항공기를 격추시키기 위해 중국 연안 군도에 SM-6를 배치하는 것이 아주 매력적인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크레피네비치 박사는 "장거리 로켓과 탄도미사일을 이들 군도에 배치한다면 제1열도선(일본 큐슈에서 보르네오 섬에 이르는 중국의 대미 방위선)에서 멀리 떨어진 중국 내륙의 표적도 제거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는 중국군 입안자들을 아주 골치아프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이 개발 중인 지상판 이지스체계인 '이지스 어쇼어(Aegis ashore)'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지스 어쇼어는 지방 버전의 광역 X밴드 레이더와 탄도미사일 요격용 장거리 미사일인 SM-3블록4 스탠더드 미사일 체계를 결합한 것이다.이 미사일을 SM-6로 바꿔 다양한 표적을 공격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실현여부는 미지수지만 초음속으로 장거리를 비행하면서 함정과 항공기, 헬기, 드론 할 것없이 전부 격파할 수 있는 SM-6가 큐슈와 오키나와 대만, 필리핀 등지에 배치된다면 함정과 항공기 등 중국군의 활동이 제약을 받을 것임은 분명하다. 제1열도선 안의 바다를 중국 내해로 만들어 지배하려던 중국의 계획 또한 무위로 될 공산이 크다. 미국의 중국 대륙 접근을 막기 위해 개발한 거부전략(A2AD) 에 큰 구멍이 뚫리는 것이다.






박희준 논설위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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