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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구-성완종, 죽어도 끝나지 않는 '질긴 악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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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왼쪽)과 이완구 전 국무총리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왼쪽)과 이완구 전 국무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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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게 선거자금 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과거 두사람의 관계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같은 충남 출신에 연배도 비슷한 두사람은 각자 경찰과 사업가로 활동하다 정치권에서 만나 인연이 악연으로 점철되었다. 하지만 검찰과 이 전 총리의 상고 여부가 아직 남아 있어 이 전 총리와 성 전 회장의 악연은 앞으로 계속 될 전망이다.

이 전 총리와 성 전 회장은 충청 출신과 비슷한 연배라는 고리가 있다. 이 전 총리는 1950년 충남 청양에서, 성 전 회장은 다음해 충남 서산에서 태어났다. 이후 이 전 총리는 충남 홍성경찰서장을 거쳐 1993년 충북지방경찰청장으로 재직했고, 성 전 회장은 1985년부터 10년간 중견건설사인 대아건설을 경영했다.
두 사람의 정치적 인연은 1997년부터 시작됐다. 이 전 총리가 여의도로 활동 범위를 넓혀 당시 신한국당 원내부총무를 지낼 때 성 전 회장은 같은당 재정위원을 활동 했다. 이후 두 사람은 나란히 당적을 옮겨 이 전 총리는 2000년 자민련의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이 됐지만 성 전 회장은 공천을 받지 못하고 자민련 총재 특보단장을 지냈다. 이 전 총리가 2013년 4·23 재보궐선거로 다시 국회로 돌아 왔을 때 당시 새누리당 의원 이었던 성 전 회장과 1년 남짓 의정생활을 함께 하기도 했다.

성 전 회장은 둘이 가까운 사이였다고 주장해 왔지만 이 전 총리의 해명은 다르다. 이 전 총리가 충남도지사 재직 시절인 지난 2007년 경남기업이 안면도 개발사업 입찰에 2순위로 탈락하자 성 전 회장이 충남도를 상대로 소송을 냈던 악연도 있다. 또 충청의 맹주로 떠오르던 이 전 총리는 성 전 회장이 만든 충청 출신의 정·재계·언론계 모임 '충청포럼'에는 가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관계가 결정적으로 틀어진 것은 지난해 1월 말 이 전 총리가 총리후보자로 지목되면서 부터다. 당시 이미 3명의 후보자가 낙마한 상황에서 충청 출신의 이 전 총리는 정치·경제·행정 등의 경험을 두루 한 점, 여당 대표로 세월호 특별법·예산안 등 여야 협상을 무난하게 이끌어 와 기대가 컸다.
이 전 총리는 취임 직후 '부패와의 전쟁'을 선언, 그 대상으로 맨 먼저 MB정부의 해외자원개발 비리 의혹을 언급해 친이(친이명박)로부터 반발을 샀다. 연장선에서 검찰은 지난해 3월 18일 성 전 회장의 경남기업을 압수수색했다. 이와 관련 성 전 회장은 '사정대상 1호가 사정을 하겠다고 한다'며 강한 반감을 표출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 전 회장의 비망록에는 이 전 총리를 2013년부터 2014년까지 23번 만난 것으로 기록돼 있었다.

성 전 회장은 '이완구 총리발 사정'으로 수사선상에 오른 뒤 일련의 구명 로비가 무위로 끝나자 결국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성 전 회장은 지난해 4월 9일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언론 인터뷰를 통해 2013년 충남 부여·청양 재보궐선거 당시 이 전 총리에게 3000만원을 건넸다고 주장했다. 성 전 회장은 숨지기 전 이 전 총리를 비롯한 정치권 인사 8명의 이름과 금품 액수로 추정되는 숫자가 담긴 쪽지를 남겼다.

결백을 주장하며 여야의 사퇴요구에도 버텼던 이 전 총리는 결국 지난해 4월 27일 사의를 표명하고 '63일'간의 총리 생활을 마무리 했다. 이후 이 전 총리는 망자와 진실게임을 벌이며 기나긴 법정 공방에 들어갔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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