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효자 마케팅'으로 부상
-요행을 바라는 소비심리를 이용한 재고 처리 상술이라는 지적도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직장인 한송희(33)씨는 최근 A화장품 회사가 10만원 상당의 제품이 포함된 럭키백(럭키박스)을 3만원에 판매한다는 소식에 솔깃해 친구와 함께 구매했다. 그러나 '인기제품'들로 구성됐다는 광고와는 달리 '베스트셀러'는 없었다. 더욱 언짢았던 것은 럭키백 구성이 친구와 똑같았다는 점. 한씨는 "구성이 같다는 이들이 인터넷에 수십명"이라며 "당장 필요없는 제모크림은 재고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고 꼬집었다.
14일 럭키백 1만6000세트를 판매한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올해 신기록을 세웠다. 전국 780여개 매장에서 출시한 럭키백이 불과 5시간 만에 완판된 것. 스타벅스는 반나절 만에 8억8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스타벅스의 럭키백 가격은 매년 오름에도 불구, 판매 기록을 해마다 갈아치우며 완판되고 있다. 2012년과 비교하면 럭키백 가격은 31% 올랐다. 2012년 4만2000원에서 2013년 4만5000원, 2014년에는 4만9000원에 판매됐다. 올해는 5만5000원까지 인상됐다. 수량도 2012년 2500개에서 올해 1만6000개로 6배 늘렸지만 삽시간에 팔려나갔다.
럭키백 구매자 중 상당수는 온라인을 통해 되팔고 있다. 이날 온라인 중고거래장터에서는 스타벅스 럭키백을 일부 제품을 제외하고 3만원대에 낮춰 팔고 있었다. 럭키백 한 상자에 비슷한 텀블러 4~5개씩 있다보니 필요없는 제품들은 내놓고 있는 것. 대부분 비인기제품이라 거래도 신통치 않다. 럭키백 행사로 소비자들은 필요 이상의 제품을 구매했지만, 스타벅스 입장에서는 한 번에 재고를 털어낼 수 있는 기회였던 셈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럭키백 행사시 정가 이상을 포함하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서는 손해가 있는 경우도 있지만, 브랜드에 대한 호감을 이끌어낼 수 있고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에 마케팅 효과로 이용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