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럭키백' 광풍…'재고떨이'의 화려한 이름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복불복' 재미까지 더해 유통업계 럭키백 행사 매년 성황
-유통업계 '효자 마케팅'으로 부상
-요행을 바라는 소비심리를 이용한 재고 처리 상술이라는 지적도


럭키박스 자료사진=아시아경제DB(기사 내용과는 무관함)

럭키박스 자료사진=아시아경제DB(기사 내용과는 무관함)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직장인 한송희(33)씨는 최근 A화장품 회사가 10만원 상당의 제품이 포함된 럭키백(럭키박스)을 3만원에 판매한다는 소식에 솔깃해 친구와 함께 구매했다. 그러나 '인기제품'들로 구성됐다는 광고와는 달리 '베스트셀러'는 없었다. 더욱 언짢았던 것은 럭키백 구성이 친구와 똑같았다는 점. 한씨는 "구성이 같다는 이들이 인터넷에 수십명"이라며 "당장 필요없는 제모크림은 재고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고 꼬집었다.
화장품, 패션, 커피, 액세서리 등 자사 상품을 상자에 담아 일정한 가격대에 판매하는 럭키백 행사가 유행이다. 구매한 금액에 비해 높은 가격의 제품을 얻을 수 있고 '복불복'이라는 재미까지 더해져 관련 행사는 매년 성황을 이룬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일년동안 자사 브랜드를 이용해준 고객에게 감사하다는 의미로 실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럭키백 행사를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장치'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요행'을 바라는 소비심리를 이용해 재고 처리하기 위한 상술로 번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4일 럭키백 1만6000세트를 판매한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올해 신기록을 세웠다. 전국 780여개 매장에서 출시한 럭키백이 불과 5시간 만에 완판된 것. 스타벅스는 반나절 만에 8억8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스타벅스의 럭키백 가격은 매년 오름에도 불구, 판매 기록을 해마다 갈아치우며 완판되고 있다. 2012년과 비교하면 럭키백 가격은 31% 올랐다. 2012년 4만2000원에서 2013년 4만5000원, 2014년에는 4만9000원에 판매됐다. 올해는 5만5000원까지 인상됐다. 수량도 2012년 2500개에서 올해 1만6000개로 6배 늘렸지만 삽시간에 팔려나갔다.

럭키백 구매자 중 상당수는 온라인을 통해 되팔고 있다. 이날 온라인 중고거래장터에서는 스타벅스 럭키백을 일부 제품을 제외하고 3만원대에 낮춰 팔고 있었다. 럭키백 한 상자에 비슷한 텀블러 4~5개씩 있다보니 필요없는 제품들은 내놓고 있는 것. 대부분 비인기제품이라 거래도 신통치 않다. 럭키백 행사로 소비자들은 필요 이상의 제품을 구매했지만, 스타벅스 입장에서는 한 번에 재고를 털어낼 수 있는 기회였던 셈이다.
다른 유통업체들도 럭키백 행사에 동참하고 있다. 패션브랜드 MCM는 최근 럭키백 100개를 25만원에 팔면서 MCM 가방을 4분의1 가격에 살 수 있다고 홍보했다. 그러나 정작 가방이 들어있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다이어리'로 무게를 채우는가 하면 개인이 쓰고 있는 휴대폰과는 무관한 휴대폰케이스를 넣은 경우도 있었다. 이니스프리는 지난해 2만2000원이었던 럭키백을 올해 2만5000원으로 올렸다. 크림 하나와 50㎖짜리 스킨ㆍ로션을 기본구성으로 하고 에센스나 차량용디퓨저 등이 더 포함됐다. 소비자들은 크림 하나에도 2만5000원이라고 합리화하지만 세일시 구입한다면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럭키백 행사시 정가 이상을 포함하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서는 손해가 있는 경우도 있지만, 브랜드에 대한 호감을 이끌어낼 수 있고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에 마케팅 효과로 이용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국내이슈

  •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해외이슈

  •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PICK

  •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매끈한 뒤태로 600㎞ 달린다…쿠페형 폴스타4 6월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