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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원유가 20달러'시대 대비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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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럴당 유가 20달러대 진입이 현실화하고 있다.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한때 배럴당 3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국제유가의 기준인 WTI 가격이 20달러대로 내려간 것은 12년 만에 처음이다. 북해산 브렌트유도 오늘 새벽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2월 인도분이 29.96달러에 거래돼 2004년 4월 이후 처음으로 30달러선이 깨졌다. 둘 다 반등해 30달러선을 회복하긴 했지만 향후 전망은 상승보다는 하락 쪽에 무게가 실려 있다. JP모건 등은 배럴당 10달러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예측까지 내놨다. 한국경제는 저유가를 넘어 '초저유가' 시대의 개막 및 장기화에 더욱 치밀하게 대비해야 할 때다.

원유를 전량 수입하는 한국으로서 저유가는 원래 반길 일이지만 예전과 많이 달라진 지금의 한국경제에는 득보다는 실이 더 많은 편이다. 유가하락으로 생산비용 감소 효과를 볼 수 있으나 그보다는 산유국의 재정불안과 경기후퇴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손실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산유국 경제와의 관련성 및 의존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건설 조선 등 많은 업종이 이미 저유가 타격을 받고 있다. 한국은행이 오늘 열린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에도 산유국발 불안과 저유가가 국내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일부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유가하락이 우리 경제에 호재보다 악재가 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업종이 석유화학산업이다. 원유 도입비용의 절감폭보다 원유를 재료로 한 상품의 수출가격이 더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어제 발표한 2015년 수출입물가지수를 봐도 작년 수출물가지수가 83.52로 전년(88.10) 대비 5.2% 떨어졌다. 저유가 수혜를 볼 수 있는 자동차 산업에서도 수요 유발 요인이 신흥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동 등에서의 판매 후퇴 요인을 이겨낼 것인지 장담하기 어렵다.

거시경제 측면에서도 저유가에 따른 저물가의 지속은 디플레이션의 우려를 증폭시킨다는 점에서 커다란 부담이다. 저유가가 세계 경기의 침체에 따른 결과이지만 저유가가 불황 심리를 더욱 촉진하는 부정적 효과가 있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처럼 저유가가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과거와는 판이한 양상이다. 불안정한 유가만큼이나 세계경제의 불확실성과 변동성 증폭에 대해서도 기민하게 대응해야 한다. 많은 기업들이 올해 사업계획에 대한 재검토에 들어갔다. 정부도 저유가 시대의 장기화에 대응한 산업구조 재편, 탄력적 정책 운용 등을 서둘러 추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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