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를 전량 수입하는 한국으로서 저유가는 원래 반길 일이지만 예전과 많이 달라진 지금의 한국경제에는 득보다는 실이 더 많은 편이다. 유가하락으로 생산비용 감소 효과를 볼 수 있으나 그보다는 산유국의 재정불안과 경기후퇴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손실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산유국 경제와의 관련성 및 의존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건설 조선 등 많은 업종이 이미 저유가 타격을 받고 있다. 한국은행이 오늘 열린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에도 산유국발 불안과 저유가가 국내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일부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거시경제 측면에서도 저유가에 따른 저물가의 지속은 디플레이션의 우려를 증폭시킨다는 점에서 커다란 부담이다. 저유가가 세계 경기의 침체에 따른 결과이지만 저유가가 불황 심리를 더욱 촉진하는 부정적 효과가 있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처럼 저유가가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과거와는 판이한 양상이다. 불안정한 유가만큼이나 세계경제의 불확실성과 변동성 증폭에 대해서도 기민하게 대응해야 한다. 많은 기업들이 올해 사업계획에 대한 재검토에 들어갔다. 정부도 저유가 시대의 장기화에 대응한 산업구조 재편, 탄력적 정책 운용 등을 서둘러 추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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