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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보육인 줄 알았는데 공짜 아니었네"

최종수정 2016.01.09 11:02 기사입력 2016.01.0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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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대란'에 대처하는 엄마들의 고군분투기
정부 지원금만큼 오른 교육비에 가계부 '휘청'
가정양육수당 적은데 전업주부 이용까지 차별


"무상보육인 줄 알았는데 공짜 아니었네"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지난달 1일부터 이달 8일까지 인터넷 육아카페 '맘스홀릭베이비'와 지역맘카페 3곳에 올라온 내용으로 재구성했습니다.)

소윤엄마: 동현엄마, 동생 동율이도 이번에 S유치원 추첨에 됐다면서? 정말 좋겠다, 거기 엄마들이 진짜 보내고 싶어하는 유치원이던데.

동현엄마: 우리야 아무래도 형아가 다니고 있으니까 동생은 우선권이 있었겠지. 뭐 동현이도 처음부터 보내려고 한 게 아니라 작년에 거기 밖에 뽑기가 안됐었잖아. 5살(만3세)에 유치원 못가면 6살 땐 더 들어가기 어렵다고 해서 잘 다니던 어린이집 포기하고 그냥 간거지. 이번에 우리동네 딱 하나 있는 병설유치원 경쟁률 들었지? 오십몇대 1이었다나…

소윤엄마: 아이고, 내가 지원한 K유치원도 30대 1은 가뿐히 넘었네요. 공립이나 사립이나 안 몰린 곳 있었나? 그런데 참 유치원 누리과정 지원은 나오긴 한대?
동현엄마: 몰라, 지금 유치원 방학이라 물어볼데도 없고, 뉴스 나올 때마다 불안불안해.

재호엄마: 난, 우리 재호 때는 나라에서 지원받는 거 하나 없었는데, 몇년 전부터 공짜라더니 그게 또 계속 문제가 많나봐?

동현엄마: 공짜라니요. 동현이 유치원비만 작년에 500만원이 넘었어요. 입학금 50만원에 분기별 수업료 75만원씩 4번, 반년치 영어수업비 15만원(2회)에 급식비랑 차량비가 학기마다 35만원, 20만원(2회), 사진앨범비 20만원… 다 합쳐보니 다달이 42만5000원을 낸 셈이더라고요. 누리과정 지원비요? 월 22만원씩 유치원에 따로 준다는데 매번 카드만 보내 결제하니 난 그 돈 구경도 못해봤어요. 근데 지원 끊기면 그거 부모들이 내야하는 거야? 그럼 매달 65만원은 든다는 얘기잖아. 아이쿠, 동율이까지 하면 130만원이야. 우리 하원도우미 이모도 70만원 드려야 하고, 회사 다녀도 남는 것 없다. 근데, 소윤이는 어떻게 하기로 했어?

소윤엄마: 우린 그냥 유아체능단 접수했어. 유치원 다 떨어져서 별 수 있나. 월 수업비 25만원에 특활비 10만원, 급식비 6만원이라 다달이 41만원인데, 양육수당 10만원은 받을 수 있으니까 31만원이라고 보면 되겠네. 근데 우리 애는 누리과정은 못하는 거잖아. 만 3∼5세 무상보육이라는데, 서현인 졸지에 사교육해, 하하하. 체능단은 엄마들 활동도 많다는데, 우리 시어머님이 대신 쫓아다니시게 생겼어.

수빈엄마: 아니 언니들, 무슨 중고생도 아니고 겨우 유아학비에 그렇게나 많이 써요? 나는 양육수당 20만원 받는 거 올해부터 올려 준다는 얘기 있어서 잔뜩 기대했다가 결국 유야무야 없던 일 돼버려서 속상해 죽겠어요. 아 글쎄, 맞벌이 엄마가 아이 맡기면 어린이집에 82만원을 지원해 준다는데, 왜 집에서 아이 돌보는 '전업맘(전업주부)'은 20만원 밖에 안주냐고요?

동현엄마: 지금 누리과정 지원금도 주느니 못주느니 하는 판국에 양육수당은 제대로 나온다니 다행인 거 아냐? 억울하면 어린이집 보내든지. 근데 수빈엄마야, 어린이집도 돈 든다. 어린이집에서 하는 특별활동비랑 외부강사 일주일에 두어번 오는 수업 받으면 최소 20만원은 따로 내야 해.

재호엄마: 어린이집 '특활'이야 그냥 안하면 안돼? 어린이집은 보육이잖아. 안 다치고 잘 놀고 잘 먹고 그러면 되는거지, 뭘 더 가르치려고…

동현엄마: 재호엄마, 그게 요새는 이런저런 추가 활동비가 많이 붙어요. 다른 애들 다 하는데 우리 애만 안하겠다 하기엔 눈치도 보이고. 아니 그것보다 전업주부는 이제 어린이집 마음대로 못 보낸다면서?

수빈엄마: 그러게 말이에요. 수빈이 어린이집 보내놓고 자격증 따서 재취업하려 했는데 이건 뭐… 옆집 재희네는 동생까지 어린이집 보내려다 관뒀어요. 재희가 올해 6살 되는데, 마침 누리과정 지원도 불투명해지고 하니까 둘 다 양육수당 받으면서 집에서 끼고 키워본다고. 일년치 엄마표 수업계획 짜고 있더라고요.

동현엄마: 재희엄마 용감하네. 근데 가끔 애 둘 데리고 박물관이다, 공연관람이다 콧바람 쐬러 다니려면 그 비용도 무시 못한다? 하긴 평일에는 이런저런 할인은 좀 있겠다. 맞벌이는 주말에만 다녀야 하니 뭐든지 비싸. 근데 소윤이는 왜 진작 회사어린이집 안넣었어? 소윤이아빠 다니는 그 광화문 A사 어린이집 그렇게 좋다고 신문에도 나오던데?

소윤엄마: 모르는 소리 마세요. 직장어린이집은 남자직원들한테까지 순서 안와요. 회사 여직원들도 일년은 기다려야 자리 난다는데요. 그리고 아침저녁 출퇴근 시간에 아이는 또 어떻게 데리고 다니고요. 소윤이아빠 말이, 여자과장·차장들이 아침에 잠도 못깬 아이 들쳐 업고 나와 구내식당 한쪽에서 대충 빵 조각이나 김에 밥 싸서 몇 술 먹게 하고 겨우 어린이집 들여보내면 오후 4~5시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오셔서 아이들 데리고 버스 타고, 지하철 타고 먼저 집에 가신데요. 엄마가 야근하느라 6~7시에 못끝나거든.

동현엄마: 에휴, 다들 눈물 나게 산다. 아이 한둘 낳아 키우고 사는 게 왜 이렇게나 힘들다냐? 아니 그리고, 그 무상보육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거야?


◆영유아 보육·교육비 지원 늘린다더니…= 최근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놓고 빚어지는 갈등의 원인 중 하나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관할하는 부처가 각각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로 나눠져 있는데서 비롯된다.

정부는 만3~5세 모든 유아가 어떤 교육기관을 다니든지 똑같이 질 높은 교육을 받고 초등학교에 입학하도록 하자는 목적으로 누리과정을 도입했다. 이에 따라 국·공립유치원은 매월 유아학비 6만원과 방과후과정 비용 5만원을, 사립유치원과 어린이집의 경우 매월 유아학비 22만원과 방과후 과정비용 7만원씩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 필요한 재원을 누가 책임지느냐를 놓고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정부는 누리과정을 운영하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모두 교육기관으로서의 성격을 가진 만큼 어린이집 누리과정도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따라 각 시도교육청의 교부금으로 지원돼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반면 시도교육감들은 어린이집이 교육청 소관이 아닌 만큼 교육기관이 아닌 보육기관이라고 주장한다. 또 어린이집 누리과정은 교부금이 아닌 중앙정부에서 직접 부담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누리과정 예산 파행이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하나로 묶는 '유보통합'이 필요한 이유다.

누리과정 예산과는 별개로 보건복지부에서는 영유아들의 보육비를 덜어주기 위해 어린이집에 다니는 만0세에게 82만5000원(2016년 기준), 1세 56만9000원, 2세 43만8000원을 각각 지원해준다. 다만 오는 7월부터 전업주부의 자녀는 하루 약 7시간까지만 어린이집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제한하는 '맞춤형 보육'을 운영한다.

자녀를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보내지 않고 집에서 키우는 가정에는 매달 양육수당을 주는데 현재 0세가 월 20만원, 1세 15만원, 2~6세 10만원을 받고 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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