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콜로라도서 한미 공동연구 통해 발견된 화석 "수컷 '아크로칸토사우루스'들의 공동 구혼장"
저명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소개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세계 최초로 육식공룡의 구애행동과 관련된 화석이 한국, 미국 등 국제공동연구를 통해 대규모로 발견됐다. 중생대 백악기에 살았던 수컷 공룡들이 암컷을 유혹하기 위한 공동 구혼장이란 판단이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대형 육식공룡이 짝짓기를 위해 구애행위를 했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는 화석을 미국 콜로라도주 백악기 지층에서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고 7일 발표했다. 같은 날 이번 성과는 국제 저명학술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도 소개됐다. 논문 제목은 '육식 공룡의 구애행동 - 백악기 공룡들에 의해 만들어진 대규모의 과시행동 장소의 발견과 조류처럼 땅을 긁는 특별한 행동(Theropod courtship - large scale physical evidence of display arenas and avian-like scrape ceremony behaviour by Cretaceous dinosaurs)'이다.
연구진은 조사지에서 땅을 판 흔적이 지닌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이 화석들이 구애행위와 연관된 유적임을 증명했다. 알을 품고 있는 둥지라거나 물을 얻기 위해 파낸 흔적, 자신의 영토 표시 흔적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접근했을 때 알 화석을 찾을 수 없었고, 주변에는 모두 물이 풍부했던 점, 영토에 냄새를 표시하는 것이 주로 포유동물이지 파충류가 아니라는 점 등에 비춰 나머지 가설들이 맞지 않다고 결론을 내렸다. 연구진은 "이 화석들은 암컷에게 구혼하는 수컷 육식공룡들의 공동 구혼장이며, 여기서 암컷은 여러 수컷들의 장기자랑을 지켜보다가 선택해 교미를 한다"고 밝혔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 화석들의 주인공은 중생대 백악기에 살았던 아크로칸토사우루스(Acrocanthosaurus)로 추정된다. 몸길이 11.5m, 무게는 최대 7톤, 두개골(머리) 길이만도 1.3m나 됐다. 이 공룡이 살았던 당시 그 지역 생태계 먹이사슬에서 가장 상위에 위치하는 대형 포식자로서 함께 살았던 초식공룡들을 주로 공격하여 잡아먹었다.
임종덕 국립문화재연구소 연구관은 "이번 연구는 우리나라 공룡화석 관련 분야의 연구 역량과 우리나라 천연기념물 화석산지의 학술적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지금까지 해석이 어려웠던 공룡의 습성과 행동학적 특징을 규명할 수 있는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현재 문화재청에서 지정·관리하고 있는 천연기념물 공룡화석산지는 경남 고성·진주·사천·남해, 전남 화순·보성, 전북 군산, 경기 화성 등 총 16곳이다. 이들 지역에서는 공룡·익룡의 발자국을 비롯해 공룡의 알둥지와 피부 흔적, 새발자국, 공룡·익룡의 뼈와 이빨 등 수많은 화석들이 계속 발견되고 있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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