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 '웰빙' 바람 속에 아파트 단지가 변모하고 있다. 산에서 접하던 '둘레길'이 아파트 단지에서 재현되고 있다. 브랜드 아파트 대부분이 '차도 없는 단지'를 표방하면서 녹지와 산책로를 조성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진 영향이다. 굳이 유명 등산로나 강변을 찾지 않고 단지 내에서 산책을 하려는 소비자들의 반응은 뜨겁다.
삼성물산은 조경설계에 앞서 소비자의향 조사결과를 적극 반영했다. 분양 1년을 앞두고 실시한 이 조사에서 소비자들은 이곳의 교통과 북한산과의 접근성에 가장 높은 점수를 줬다. 임홍상 분양소장은 "청약을 한 고객들 대부분이 북한산에 대한 관심도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며 "단지 내 둘레길을 별도로 조성하는 동시에 북한산 둘레길과도 연결시켜 수요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건설사들은 소비자들의 관심도를 반영해 단지 내 녹지와 산책로를 조성하고 주변의 산이나 등산로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헬스장이나 수영장을 갖춘 커뮤니티 센터를 단지 지하나 별동으로 설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외에서 산책과 운동까지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한 건설사의 설계담당자는 "2년 전부터 '힐링'이 주거 콘셉트로 등장하면서 실내 커뮤니티 시설에서 실외에서의 산책까지 소비자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은 브랜드 아파트 '힐스테이트'에 입주만족도를 높이는 방안 중 하나로 차별화된 조경을 전략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분양된 '힐스테이트 금호'는 인접한 응봉산 산책로와 연결시키기 위해 단지 외곽을 따라 약 0.5㎞에 달하는 산책로를 만들었다. '힐스테이트 평택'의 경우 1.4㎞의 산책로를 만들어 트래킹과 조깅 등 간단한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최근 트렌드를 반영했다.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먼 곳까지 이동하지 않고 단지 내에서 운동과 여가를 즐기려는 수요자들이 늘어나면서 단지 내 조경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라며 "내부 설계나 공간 활용뿐 아니라 외부 조경을 두고서도 건설사들마다 차별화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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