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기관들의 이 같은 우울한 전망은 내년의 경제여건을 살펴보면 수긍이 간다. 내년에는 올해의 경제를 괴롭힌 악조건들이 여전한 가운데 새로운 위협요인들이 어려움을 가중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성장 둔화와 원자재 가격 하락 등에 따른 신흥국들의 부진,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의 장기침체는 내년에도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연내 단행될 것이 확실시되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의 여파는 내년의 세계경제와 한국 경제에 새로운 악재다. 유가는 추가 하락이 예상돼 산유국 경제와의 관련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주름살을 더 깊게 할 것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 구조조정도 정치권의 벽에 부딪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내년은 특히 국회의원 총선이 있는 해다. 이런 점들을 생각하면 내년에 2%대 중반의 성장을 이루는 것조차 쉬워 보이지 않는다.
KDI는 1년 전 오늘 '2015년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올해 성장률을 3.5%로 제시했다. 7개월 만에 0.3%포인트 낮췄던 것인데, 결국 올해의 성장률은 그보다 1%포인트가량 낮은 수준에 그칠 듯하다. 1년 새 침체가 더욱 깊어졌다는 인식 정도로는 안 된다. 저성장 고착화에 대한 위기감을 가져야 할 상황이다. 경기부양보다 근본처방에 고민할 때라고 KDI는 지적했다. 위기 상황을 직시하고 근본적으로 경제 체질을 강화하는 노력이 절실하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