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정부(1993년 2월~1998년 2월)에선 모두 7명의 경제부총리가 배출됐다. 김영삼정부 출범과 함께 경제수장을 지낸 이는 이경식 부총리다. 그는 개방화 시대를 위한 경제 정책에 시동을 걸었다. 1993년 12월부터 이듬해 10월까지 정재석 부총리가 우리 경제의 체질 개선을 위한 정책을 이어받았다. 다음으론 홍재형 부총리가 바통을 넘겨받았다. 홍 부총리는 김영삼정부 경제개혁의 핵심인 금융실명제를 주도했다.
이처럼 김영삼정부의 경제정책을 주도했던 경제부총리들은 김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에 애도의 뜻을 잇따라 밝혔다.
먼저 홍 부총리는 "여러 가지 면에서 혁신을 하신 분이 서거해 눈물이 앞선다"면서 "훌륭한 대통령을 잃었다"고 조의를 표했다. 그는 "대통령으로 모시면서 금융실명제와 부동산거래실명제를 실시했다"면서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를 변화시키고 발전시키려는 혁신가적 자질을 가진 훌륭한 대통령이었다"고 회고했다.
한 전 부총리는 "(김 전 대통령은) 민주화 추진과 투명한 각종 제도를 도입하는 등 국무 처리에는 단호한 면이 적지 않았으나 인간적으로 항상 따뜻하신 분이었다"며 "상도동계도, 민주계도, 가신 출신도 아닌 저를 비서실장으로 발탁하셨을 때 많은 사람들이 놀랐다"고 전했다.
아울러 IMF 수습에 힘썼던 임 전 부총리는 "(김 전 대통령은) 사람을 한번 쓰면 모든 걸 믿고 맡겨주시는 분"이라며 "내가 경제부총리 했을 때 경제수석, 후임 장관도 추천하라고 하셨고, 실제로 경제수석을 추천하자 대통령께서 모르는 사람이었는데도 날 믿고 쓰셨다"고 말했다.
임 전 부총리는 "김 전 대통령이 외환위기를 초래했다고 하지만 수습한 것도 김 대통령"이라며 "1997년 12월 39억 달러까지 떨어진 외환 보유액은 김대중 대통령이 취임할 때 185억 달러까지 늘어 기본 위기는 다 수습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외환위기 극복을 위해 정치적으로 평생 경쟁했던 DJ와 협력해 비상경제대책위원회를 꾸려 수습을 위해 머리를 맞댄 것도 리더십이라고 볼 수 있다"며 "여러 개혁을 추진하셨는데도 IMF 위기만 부각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홍유라 기자 vand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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