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내 12월 금리인상 논의 본격화

[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12월 금리 인상 여부에 대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내부의 논의가 본격적으로 점화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재닛 옐런 Fed 의장은 금리 인상에 대해 입을 닫은 가운데 Fed 내 주요 정책결정권자들은 금리인상에 대한 나름대로의 입장을 쏟아내 눈길을 끌었다.

특히 금리 인상을 강하게 압박하는 매파의 목소리가 커졌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콘퍼런스에 참석, "더 이상 제로금리를 유지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Fed가 제시했던 완전 고용과 안정적인 물가 상승이라는 정책 목표가 달성되는 데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근거로 "현재의 경기완화적 통화 정책을 종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프리 래커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같은 행사에서 "중앙은행이 물가 상승률에 미치는 영향력과 영향을 미치는 방법은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낮은 물가 상승률을 이유로 금리 인상 신중론을 제기하는 비둘기파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래커 총재는 지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유일하게 즉각 금리 인상을 주장했던 매파이다.

불라드 총재와 래커 총재는 이날 연설을 마친 뒤에도 취재진들에게 "첫 번째 금리 인상 이후에도 점진적으로 (금리를) 인상하겠다는 약속을 꼭 지킬 필요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여전히 신중했다. 그는 이날 시카고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 "통화정책 정상화를 더욱 점진적으로 하는 것이 앞으로 닥칠 잠재적인 어려움에 대비하는 최선책"이라고 주장했다. 에반스는 이어 "2016년 말까지 기준금리는 1% 아래에 머물러 있는 것이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12월 금리 인상 결정이 나오더라도 점진적이고 신중한 금리 인상을 재차 강조한 셈이다.

Fed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월리엄 더들리 총재는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았다. 그는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중기적 2%)에 도달하지 못한 상황에서 금리 인상 결정은 쉽지 않다"면서 "지표를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그도 "통화정책을 정상화하기 위한 조건들이 곧 충족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재닛 옐런 의장은 이날 Fed가 주최한 학술행사에 참석해 연설을 했지만 금리 인상 시기와 속도 등 예민한 사안에 대해선 아예 언급하지 않았다.

옐런에 이어 등장한 스탠리 피셔 부의장은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피셔 부의장은 "다음달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적절할 수도 있지만 그동안 기준금리 인상을 연기했던 결정이 달러 강세에 의한 역풍을 상쇄하는 데에는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금융가 이코노미스트들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12월 금리 인상 전망이 92%로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지난 10월 조사에선 12월에 금리를 올릴 것이란 전망이 64%였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