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최고 재벌의 위기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태국 최고 부자이자 세계에서 37번째로 돈이 많은 다닌 체라바논트 차론폭판드(CP)그룹 회장이 신흥국 중심으로 벌려놓은 사업들 때문에 최근 위기에 봉착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시간) 다닌 회장이 가금류 사육과 가공ㆍ판매 등으로 큰 돈을 번 후 편의점, 통신, 부동산, 플라스틱, 제약, 은행, 보험 등으로 문어발식 사업 확장에 나섰지만 사업 진행이 전반적으로 시들해 위기에 봉착했다고 보도했다.
CP그룹은 CP식품을 비롯해 세계 17개국에 200개 계열사를 산하에 두고 있다. 직원 수만 30만명에 달한다. 계열사 중 일부는 태국, 홍콩, 대만, 인도네시아 주식시장에도 상장해 있다.
WSJ은 CP그룹의 사업 부진이 태국 군부 쿠데타로 인한 내수 소비 부진 뿐 아니라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 러시아 통화가치 하락, 터키 정정 불안 등 외부환경 타격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CP그룹 계열사의 실적 부진, 부채 증가, 주가 하락이 동반되고 있다.
태국에서는 2014년 5월 발생한 군부 쿠데타 때문에 CP그룹이 운영하는 세븐일레븐 편의점 매출이 타격을 입었다. 또 돼지·닭고기의 과잉공급으로 가격 하락에 재고 급증까지 이어져 CP그룹의 핵심 사업인 CP식품 매출이 급감했다.
중국에서는 다닌 회장이 농장, 소매, 제조업, 부동산 등 광범위한 투자를 벌이고 있는데 중국 경제성장 둔화로 사업 진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다닌 회장은 지난 9월 중국 전승절 열병식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의 오른쪽에 바짝 붙어 다닐 정도로 중국 사업에 대한 의지가 대단했다.
러시아에서는 가금류 농장과 사료 사업이 루블화 가치 하락으로 환차손을 가져다줬고 터키에서는 정정불안으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닭고기와 계란 생산·가공 사업이 시원찮다. 브라질의 돼지·닭고기 공급업체들은 그 사이 통화가치 하락 경쟁력을 내세워 유럽, 동남아시아 시장에 침투해 태국 CP그룹의 핵심 사업을 위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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