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단체, 해외 브랜드 정조준…'배짱장사' 막을까
품질·서비스 감시 사각지대에서 도마위로
소비자 보호 외면하던 고질적 행태 해결될까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최서연 기자] 국내 소비자단체가 그간 품질·서비스 감시의 사각지대였던 해외 수입브랜드를 겨냥하고 있다. '글로벌 본사 방침'을 방패삼아 배짱가격을 책정하는 것은 물론 소비자보호와 품질개선을 소홀히 한 수입 브랜드의 고질적 행태가 해결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소비자원, 한국소비자연맹 등 관련단체는 최근 해외 수입 브랜드의 가격 및 품질 조사에 적극 나서고 있다. 소비자원이 유니클로, 헤네스앤모리츠(H&M), 자라 등 해외업체가 득세하고 있는 SAP 패션 브랜드에 대한 품질조사를 시작한 데 이어 소비자연맹이 국내에서 판매되는 수입화장품와 탄산수의 가격실태 조사결과를 발표하는 등 관심 영역도 확대되는 추세다.
수입브랜드의 가격이나 품질에 대한 논란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거진 지 오래지만, 그간 뚜렷한 개선 움직임 없이 고착화 돼 왔다. 현지 판매가 대비 비싼 가격이나 취약한 환불·교환·수리 서비스 등이 대표적인 예다. 실제로 전날 소비자연맹이 발표한 수입화장품 및 수입탄산수의 가격실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수입 화장품의 국내 판매 가격은 해외 평균가 보다 최대 2.5배 비쌌고, 탄산수의 경우 무려 8배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는 2만원가량에 판매중인 한 해외 브랜드의 화장품이 외국에서는 9000원도 안되는 가격에 판매되는 식이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소비자단체의 움직임이 해외브랜드의 소위 '갑(甲)질' 문화를 개선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집단, 조직적인 의견 취합과 대응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소송전으로 비화되지 않는 이상 개인이 브랜드에 문제제기를 하는 방법은 유선상의 불만접수 또는 매장 방문을 통한 항의 수준에 그친다. 제기된 불만에 대해 공식적인 본사의 입장을 듣거나 문제해결을 기대하기는 불가능에 가까운 것도 사실이다.
다만, 백수오 사태 등 전례에 비춰볼 때 철저한 사전조사와 검증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단순한 가격비교 보다는 종합적인 가격 요인을 분석하고, 원인과 대안을 내놓는 방향으로 전개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수입업체 관계자는 "해외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단체의 관심이 비정상적인 유통구조나 불평등한 가격정책을 해결하는 방향으로 전개되길 기대한다"면서 "그러나 철저한 사전조사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발표하는 것은 오히려 시장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특정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선용 한국소비자연맹 팀장은 "개인 소비자는 해외와 국내에서의 제품 가격에 괴리를 종종 느끼지만, 본사의 가격정책에 실질적으로 관여를 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면서 "같은 브랜드 제품을 국내에서 구매했을 때 가격적인 손해를 보는 소비자들을 위해 정보전달 차원에서 가격에 중점을 두고 시장조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최서연 기자 christine8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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