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진 엔씨 대표, 3년 만에 엔씨 재탈환
엔씨, 김택진 대표 외 9명 최대주주 등극
단일 주체로 넥슨이 가진 지분 중 5% 이상 매입한 곳 없었다
넥슨과의 3년 간의 동거 마무리
김택진 대표, 엔씨 경영권 장악하면서 불안요소 해소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 이변은 없었다. 엔씨소프트가 넥슨과 벌인 3년여간의 경영권 분쟁이 드디어 막을 내렸다. 승자는 김택진 엔씨 대표였다.
엔씨는 최대주주가 넥슨에서 김택진 엔씨 대표 외 9명으로 변경됐다고 23일 공시했다. 김택진 대표 등 최대주주 지분율은 12.19%다. 김 대표는 11.98%를 확보했다.
이를 통해 김 대표의 경영권이 더욱 확고해졌다는 분석이다.
◆김택진 대표의 엔씨 탈환 = 지난 15일 장 마감 후 기존 엔씨의 최대주주였던 넥슨은 엔씨 지분 15.08%(330만6897주) 전량을 매각하기 위해 블록딜을 실시했다.
이 중 김 대표는 44만주(2%)를 805억원에 매입하면서 지분을 11.98%로 늘렸다.
증권거래법상 이번 블록딜에 참여해 엔씨의 지분 5% 이상을 매입하게 되면 5일 이내에 공시해야 한다. 5% 미만 주주의 경우 공시 의무 자체가 없다.
이날 공시를 통해 넥슨이 매도한 지분 중 5% 이상을 매입한 주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김 대표는 3년 만에 최대 주주의 자리를 되찾게 됐다. 2대 주주는 국민연금공단으로 11.76%(257만8141주)다. 게다가 3대 주주는 백기사로 나선 넷마블(8.9%)이다.
김 대표는 넥슨에게 주당 25만원에 자신의 주식을 팔아 8000여억원을 챙겼고, 다시 넥슨에게 주당 18만3000원으로 44만주를 되사왔다.
비쌀 때 팔고, 쌀 때 사는 투자의 정석을 김정주 대표에게 보여준 것이다. 경영권도 확보하고 현금도 챙긴 '신의 한 수'다.
◆엔씨-넥슨, 왜 싸웠나? = 넥슨의 지분 매각 결정으로 3년간 지속된 넥슨과 엔씨와의 경영권 분쟁도 막을 내리게 됐다.
넥슨은 지난 2012년6월 미국 게임회사인 일렉트로닉 아츠(EA : Electronic Arts)를 인수하기 위해 엔씨 지분 14.6%(8045억원)를 인수했다.
당시 넥슨은 엔씨의 최대주주에 올랐지만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EA인수가 불발되고, 엔씨 주식이 14만원까지 떨어지면서 지난해 10월 김정주 넥슨 대표가 행동에 나섰다.
엔씨 주식 0.4%를 116억원에 장내 매입, 15%가 넘으면서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신고서를 제출했다. 지분 추가 매입 목적은 '경영참여'였다.
엔씨가 이에 크게 반발하면서 양사는 경영권 분쟁에 돌입했다.
넥슨은 엔씨의 자사주를 매각할 것과 부진한 모바일사업에 대한 지적을 하며 엔씨를 압박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좌)와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우)이 지난 2월 17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공동사업·전략적 제휴 체결식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제공 : 엔씨소프트)
원본보기 아이콘이에 엔씨는 지난 2월 넷마블에 지분 8.93%를 3900억원에 매각하는 등 경영권 방어를 위한 우호지분을 확보했다.
이러자 엔씨의 최대주주로서 어떠한 이득도 얻지 못한 넥슨은 올 초부터 엔씨 지분을 팔기로 마음먹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20일 엔씨 지분에서 넥슨은 완전히 손을 떼면서, 넥슨도 그동안 묶여있던 자금을 확보했고, 엔화가치의 변화로 투자금 이상을 거뒀다고 평가하고 있다.
◆앞으로 엔씨는? = 한편, 김 대표가 확보한 2%를 제외한 나머지 13%의 행방에 대해 한 주 동안 텐센트, 넷이즈 등 여러 업체들이 거론됐다.
특히 텐센트는 그동안 넷마블, 카카오 등 국내 정보기술(IT)업체에도 투자한 만큼 엔씨에도 투자를 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게다가 3대 주주로 있는 넷마블이 이미 8.9%를 보유하고 있어, 추가로 엔씨 지분을 확보해 엔씨를 좌지우지할 우려도 제기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5% 이상 확보한 주주가 없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김 대표가 애당초 이 사실을 알고 최소한의 지분(2%)만 추가로 매입해도 최대 주주 자리를 지킬 수 있다고 판단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엔씨에서는 경영권 분쟁이 종료되면서 그동안 있었던 불안요소를 제거했고, 앞으로 안정적인 경영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 진행될 '리니지 이터널' 등 온라인게임과 넷마블 등과 협업 중인 모바일게임 제작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엔씨 관계자는 "김택진 대표가 최대주주 자리를 되찾으면서 책임경영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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