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 한화오션 부실감사 논란이 4대 회계법인의 신입 회계사 채용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업계 위상이 비슷한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과 삼정KPMG회계법인 중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회계감리와 컨설팅을 맡았던 안진 대신 삼정으로 신입 회계사들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삼정이 예상보다 많은 신입 회계사를 뽑은 건 다른 회계법인에 복수 합격한 회계사들이 삼정을 택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회계법인들이 통상 중복합격자를 감안해 실제 채용하려는 인원보다 조금 더 많은 인원을 뽑는데 삼정과 안진에 동시 합격한 회계사들이 삼정으로 쏠린 영향으로 보인다"며 "안진은 예상보다 적게 뽑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진의 경우 올해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의혹 등 악재로 대내외 분위기가 좋지 않은 점을 신입 회계사들이 고려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삼일도 대우건설 분식회계로 10억원의 과징금을 받았지만 업계 1위라는 점이 작용했을 것이란 설명이다.
대우조선해양의 회계감리와 컨설팅을 맡았던 안진은 소송을 당한 상태다. 지난달 대우조선해양 소액주주 119명이 고재호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과 함께 재무제표를 감사했던 안진을 상대로 41억원을 청구하는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감사 임무를 소홀히 해 피고 회사의 매출과 영업이익 등이 과대계상된 사실을 발견하지 못하고 감사보고서에 부실기재한 잘못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지난 7월 3조원대 대우조선해양의 부실이 드러난 이후 주가 폭락으로 피해를 본 소액주주 중 일부다. 대우조선해양 부실감사 논란은 이번 산업은행 국정감사장에서도 불거진 바 있다.
이와 관련 안진 관계자는 "신입 회계사 채용과 부실감사 의혹 이슈는 별개"라며 "다른 회계법인들도 관련 사항으로 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법인 규모에 맞게 예년의 채용규모 추이를 따르면서 안정적인 인력 운용을 하고 있다"며 "신입 비율이 너무 높아지면 감사 품질의 저하 문제가 생겨 전체 회계사 중 신입 비율을 15% 이하로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한전선 관련해선 징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진행 중이고, 대우조선해양 건은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