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프레지던츠컵은 매치플레이(Match Play)로 치러진다.
18홀을 플레이하고 타수를 더하는 스트로크플레이(Stroke Play)와 달리 매 홀 승부를 가려 많은 홀을 획득한 쪽이 승리하는 방식이다. 포섬(Foursomes)과 포볼(Four-Ball), '캡틴(Captain)', 업(UP)과 다운(DOWN), 올스퀘어(All SquareㆍAS), 도미(Dormie), 컨시드(Concede) 등 생소한 골프용어들이 등장하는 이유다.
포섬은 특히 1개의 공으로 플레이하기 때문에 장타자와 샷의 정확도, 퍼팅 등 선수 각각의 플레이스타일을 잘 조합해야 필승조를 꾸릴 수 있다. 성격과 친분의 정도까지 반영한다. 둘째날 포볼 5경기는 2명의 선수를 한 조로 묶는 건 똑같지만 각각의 공으로 플레이하고 좋은 스코어로 승패를 가린다는 점이 다르다. 보통 한 명은 버디를 노리는 공격에, 다른 선수는 최소한 파를 지키는 수비에 초점을 맞춘다.
셋째날 포섬과 포볼 4경기씩을 더한 뒤 최종일은 12명의 전사가 싱글 매치(Single Match), 그야말로 진검승부다. 먼저 경기를 마친 선수들이 뒷조로 몰리면서 뜨거운 응원을 펼치는 장면을 연출한다. 스코어는 이기면 업, 지면 다운, 비기면 '하브드 홀(Halved Hole)'로 표기한다. 만약 미국이 1홀을 이기고 있다면 '1UP'이다. 두 팀이 따 낸 홀 수가 같다면 무승부를 뜻하는 '올스퀘어(All SpureㆍAS)'다.
가장 재미있는 게 컨시드다. 짧은 퍼팅을 남겼을 때 한 번의 퍼팅으로 홀인된 것으로 인정해 주는, 아마추어골퍼 세계의 이른바 'OK'다. 당연히 상대팀 선수의 동의가 있을 때다. 얼마 전 솔하임컵에서 유럽의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이 미국의 앨리슨 리에게 컨시드를 주지 않아 논란이 됐다. 앨리슨 리가 50㎝ 거리의 퍼팅이 남자 컨시드를 받은 것으로 생각하고 집은 게 화근이 됐다.
페테르센은 "컨시드를 주지 않았다"고 클레임을 걸었고, 미국은 벌타를 받아 결국 그 홀을 졌다. 앨리슨이 울음을 터뜨리는 바람에 페테르센의 '매너'가 도마 위에 올랐다. 페테르센으로서는 억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컨시드도 일종의 전략이다. 아무리 짧아도 내리막 퍼팅이거나 홀을 이기는 퍼팅일 때, 또는 상대방에 압박감을 주기 위해 일부러 모른 척 할 수 있다.
송도(인천)=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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