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적 금융·노동시장이 국가경쟁력 갉아먹는다
[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올해 세계경제포럼(WEF)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우리나라의 금융시장과 노동시장이 또 다시 경쟁력 저하의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금융개혁과 노동개혁이 성과를 내지 못하면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힘든 만큼 지속적인 개혁 추진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WEF는 30일 올해 140개국을 대상으로 국가경쟁력을 평가한 결과, 우리나라는 전년과 동일한 26위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우리나라 국가경쟁력 순위는 2007년 역대 최고인 11위로 올라섰지만 2011년 24위로 하락했다. 2012년 19위로 상승했다가 2013년 25위, 지난해 26위로 다시 하향곡선을 그렸다. 거시경제·인프라 등 기본요인 분야는 지난해 20위에서 올해 18위로 상승했지만, 효율성 증진과 혁신·성숙도는 각각 25위, 22위로 작년과 같았다.
부문별 순위는 7개 부문이 상승한 반면 4개 부문은 떨어졌다. 거시경제 환경이 7위에서 5위로 올랐고, 정부 규제의 효율성과 정책결정의 투명성 등을 평가하는 제도요인도 82위에서 69위로 상승했다. 보건·초등교육은 27위에서 23위로, 상품시장 효율성은 33위에서 26위로 높아졌다.
하지만 금융시장 성숙도는 80위에서 87위로 더 낮아졌다. 금융시장 부문의 세부항목 가운데 대출 용이성은 119위에 그쳤고, 은행 건전성은 113위에 머물렀다. 금융서비스 이용가능성과 금융서비스 가격적정성은 각각 99위와 89위를 기록했다. 국내주식시장을 통한 자본조달은 65위에서 47위로, 벤처자본 이용가능성은 107위에서 86위로, 증권거래관련 규제는 89위에서 78위로 상승했지만 여전히 경쟁국에 비해 월등히 낮은 수치다. 특히 채권·채무 관계 청산에 대한 법적 지원을 평가한 법적 권리 지수는 29위에서 63위로 곤두박질쳤다.
노동시장 효율성은 86위에서 83위로 세 단계 오르는 데 그쳤다. 노사간 협력은 지난해와 같은 132위로 최하위수준이었고 고용·해고관행은 115위, 정리해고 비용 117위, 근로유인에 대한 과세 효과 99위,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 91위, 임금결정의 유연성 66위 등 대부분 부진했다.
규제와 관련한 항목 가운데 논쟁해결측면의 법체계효율성은 82위에서 57위로, 규제개선측면의 법체계효율성은 113위에서 74위로 뛰어올랐다. 반면 정부규제 부담은 96위에서 97위로 한 단계 낮아져 경제주체들의 체감 규제강도는 여전했다. 이밖에 기술수용 적극성은 25위에서 27로, 시장규모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수출비중이 낮아지면서 11위에서 13위로 하락했다. 기업혁신도 17위에서 19위로 뒷걸음질쳤다.
WEF는 한국의 강점으로 거시경제(5위), 시장규모(13위), 인프라(13위)를 꼽았으며, 약점으로는 정부 규제 등 제도적 요인(69위), 노동시장 효율성(83위), 금융시장성숙도(87위)를 지적했다.
이번 평가에서 스위스, 싱가포르, 미국이 각각 1, 2, 3위를 차지했으며, 주변국인 일본(6위), 중국(28위)은 지난해와 같은 순위를 유지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정부의 적극적인 경제활성화 정책 등에 힘입어 거시경제 부문 등 개선세가 뚜렷하지만 취약분야인 노동·금융부문이 순위상승을 제약하고 있다"면서 "현재 추진중인 노동·금융·규제 등 구조개혁이 국가경쟁력 제고와 직결되는 만큼 지속적인 구조개혁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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