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에도 공천문제로 계파 갈등..보기 안 좋아"…정치 불신도 팽배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추석 연휴에도 정치권은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정부·여당의 노동개혁 드라이브가 계속되는 한편 여야 대표가 잠정 합의한 공천 룰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벌어졌다. 명절에도 이어진 정치권의 다툼에 민심은 어느 때보다 싸늘했다. 나흘간의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29일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 모인 각지의 시민들을 대상으로 이번 추석 밥상에 오른 정치 현안에 대해 물었다.


추석 밥상머리를 달군 정치 이슈는 단연 '노동개혁'이었다. 개인 사업을 한다는 김모(57)씨는 정치권에 바라는 점을 묻자 "우리 딸이 취업이 잘 됐으면 좋겠다"는 말부터 꺼냈다. 그에겐 대학교에 재학 중인 외동딸이 있다고 했다. 김씨는 "노동개혁은 세대 간의 벽, 빈부격차의 벽이 해소되는 쪽으로 가야 한다는 의견"이라고 전했다.

수년전 대기업에서 퇴직했다는 김모(63)씨는 "경제가 어려운데 자동차 업계 직원들은 연봉이 1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누구나 일한 만큼 가져가는 게 옳지 않겠나"면서 "요즘엔 기업들이 채용을 안 한다. 나이 들면 물러나고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잡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또 다른 대기업 퇴직자 이모(65)씨는 노동개혁에 쓴소리를 했다. 그는 "노동조합은 헌법에 보장된 단체인데 싸움만 하는 '강성노조'로만 부각시키고 있다"며 "노조가 제 역할을 못할 때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늘어나는 것"이라고 했다. 또한 임금피크제에 대해서도 "연차가 쌓일수록 임금이 올라야 노후대비가 가능한 것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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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공천 룰을 놓고 여야 대표간 잠정 합의한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경남 김해행 버스를 기다리던 강모(52)씨는 "공천 문제를 두고 계파끼리 싸우는 모습이 보기 좋지 않았다"며 "겉으론 국민을 위한다고 하지만 결국 기득권 지키기 싸움"이라고 비판했다. 국민공천제에 대해선 "취지는 좋지만 결과가 어떻게 변질될지 모른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한편 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불만으로 팽배해진 민심도 확인할 수 있었다. 한 시민은 "총선을 앞두고 정치인들이 뭔가 하는 척하지만 결국 달라지는 건 없다"며 "정치에 대한 기대는 접었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또 다른 시민은 "오랜만에 친지들이 모인 자리에서 정치 이야기를 꺼내면 괜히 분위기만 험악해지지 않나. 즐거운 시간을 굳이 망칠 필요는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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