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배후 받던 떡·과일에서 돈으로 변화…상여금 평균 73만원 노동법상 사장마음

2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점에서 관계자들이 추석자금 방출 작업을 하고 있다.

2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점에서 관계자들이 추석자금 방출 작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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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돈을 '쩐의 전설'이라는 이름으로 의인화해서 1인칭 시점으로 작성했습니다.


퀴즈다. 추석 때 용돈을 줘야 하는 사람은? ①미취학 아동 ②재수생 조카 ③고시생, 정답은 ③번이다. 이상하다고? 이유를 설명해주지. 일단 미취학 아동한테 주는 용돈은 어차피 부모가 갖는 거여서 줄 필요가 없어. 그럼 재수생 조카들은? 수능이 코앞인데 용돈을 주면 유혹이 많이 생겨서 공부에 전념을 못할거야. 그런데 고시생은? 언제 팔자가 바뀔지 모르니까 줘야지. 보험이랄까.

정색하지 말기를. KBS 개그콘서트 프로그램의 '애정남'에서 나왔던 이야기야. 설날 세뱃돈이야 필수라지만 추석 용돈은 사실 누구한테 줘야 하는지, 얼마를 줘야 하는지도 애매할 때가 많자나. 그러니 추석과 돈의 관계를 파헤쳐보자고.


◆추석 시중에 '새 돈', 얼마나 많아질까.
추석만 되면 한국은행에서 '추석 자금 방출'이라는 기사가 나와. 그런걸 보면 평소보다 추석 때 돈이 많이 돌고 돈다는 걸 알수 있지. 추석이면 귀항 기차표도 사야 하고 제사상도 차려야 하고 부모님 선물도 구매해야 하고, 조카 장난감도 사줘야해. 기업에서도 추석 상여금을 챙겨야 하지. 직장인들이 현금자동인출기(ATM)에 줄서서 상여금을 뽑아 고향갈 때 쓰기도 해. 그러려면 은행도 돈이 많이 필요하지. 게다가 이왕이면 빳빳한 신권이 좋자나. 실제로 명절 전에는 신권을 구하려는 발길로 은행 문턱이 닳지. 은행들도 신권이 많이 필요하지. 시중은행은 현금수송차를 한국은행 지하금고에 보내서 신권을 가득 실어오지.

민족 대명절이 낀 1월과 9월엔 한은의 화폐발행 잔액은 늘어나지. 작년 기준으로 한은 금고에서 돈이 가장 많이 빠져나간 달은 1월로 총 6조5647억원으로 집계됐어. 추석 연휴가 있었던 9월엔 3조7387억원이었지. 작년 한은이 시중에 내놓은 돈의 월 평균액이 약 2조7220억원이었던 걸 감안하면 추석 때 나가는 돈이 1.5배 정도 더 많았던 거지. 한은은 추석 직전 10영업일 동안 은행에 돈을 대거 풀지. 추석에 빠져나갈 돈을 공급하는 거야. 작년에도 추석 직전 열흘 동안 순발행액(발행액-환수액) 기준으로 4조6000억원을 금융기관에 공급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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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상여금 안주면 법에 걸릴까?
직장인들에게는 '떡값'을 빼놓을 수 없지. 명절 보너스 받는 재미로 직장 생활을 견딘다는 사람들도 많잖아. 다들 9월만 되면 상여금이 얼마 나올까 기대하지. 현대경제연구원이 조사해보니 우리나라 직장인의 평균 상여금은 73만4000원이래. 남성의 평균 추석 상여금액은 85만6000원으로 여성 61만5000원보다 많아. 정규직의 평균 추석 상여금은 79만원이고 비정규직은 35만3000원으로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의 차이도 크지. 또 정규직 응답자의 평균 추석 상여금 수취율은 78.7%인 반면 비정규직은 49.5%라네. 평균 상여금을 받는 경우도 정규직이 비정규직보다 많다는 거지. 이래저리 서러운 비정규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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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여금이란 게 회사마다, 또 직급이나 계약조건마다 차이가 커. 그럼 상여금이 적다고, 혹은 안 준다고 회사에 항의할 수 있을까. 현재 노동법에서는 회사의 상여금 지급 의무에 대해 왈가왈부할 수가 없어. 한 마디로 사장 마음이라는 거지. 다만 회사의 내규나 근로계약서, 노동조합과단체협약을 통해 정한 바에 따르는 게 일반적이어서 상여금에 대한 불만은 노조 단체협약을 통해 따지는 게 좋지.


◆추석에 용돈 꼭 줘야 하나?
어린 아이들이나 학생들에게 추석은 용돈을 받는 날이지. 문제는 유치원생, 초등학생, 중학생, 대학생까지 학령별로 얼마를 줘야 할지 어렵다는 거지. 명절 때 어른이 아이에게 용돈을 주는 관습은, 설날 주는 세뱃돈과 더불어 오랜 역사를 지녔어. 세뱃돈은 중국에서 시작돼 우리나라와 일본, 베트남 등지로 퍼졌어. 중국에는 설이 되면 결혼하지 않은 자식에게만 '돈을 많이 벌라'는 뜻으로 붉은색 봉투에 돈을 넣어주는 풍습이 있어. 베트남에서도 빨간 봉투에 신권으로 소액의 지폐를 넣어주는 '리시'라는 관습이 있지. 우리나라는 돈 대신 세배하러 온 아이들에게 떡이나 과일 등을 줬는데 이게 점차 돈으로 바뀌었지. 또 예전엔 세뱃돈을 줄 때 봉투에 넣어주되 겉봉에 반드시 '책값', '붓값'식으로 용도를 적었지. 그러던 설날 풍습이 추석으로 이어지면서 이제는 추석때도 용돈을 주고받는 문화가 뿌리를 내린 거지. 아무쪼록 이번 추석에 용돈을 주는 사람도, 용돈을 받는 사람도 모두 행복하기를 바라.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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