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명품업계가 중국인 매출에 큰 기대를 걸었던 홍콩에서 빠져나갈 채비를 하고 있다. 손님이 줄어든 데다 세계 최고가 매장 임대료 때문에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구찌의 모회사인 커링그룹은 최근 홍콩 내 매장 임대주들과 임대료 인하 협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분기(4~6월) 홍콩 매장 매출 부진이 뚜렷한 상태여서 임대료 인하 협상에 실패할 경우 매장 폐쇄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전했다.

프라다 역시 현재 홍콩 매장 주인들과 결론이 나지 않는 임대료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밝히며 만약 현재 보다 홍콩 매출이 더 안좋아질 경우 계약 만기가 끝나는대로 재계약을 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전했다.


중화권 귀금속 명품 브랜드로 통하는 저우다푸(周大福)도 최근 홍콩 매장 임대주들에게 매장 임대료를 20~30% 인하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현재 홍콩에 있는 매장 92개 가운데 조만간 만기가 끝나는 4개 매장은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스위스 고급 시계업체 태그호이어도 지난달 높은 임대료 문제로 홍콩 번화가 러셀 스트리트에 있는 매장을 폐쇄했고 미국 코치도 같은 이유로 이달 센트럴 쇼핑지구에 있는 플래그십 스토어 문을 닫았다.


홍콩에 매장을 열고 있는 명품업계는 줄어드는 손님에다 높은 임대료 때문에 비용 부담이 큰 상황이다. 게다가 명품업계 본사가 몰려있는 유럽의 유로화 가치는 갈수록 하락하는 반면 달러 페그제(미 달러당 약 7.75~7.85홍콩달러) 환율 정책으로 홍콩달러 가치는 상승 중이어서 업계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부동산 컨설팅회사 CBRE 통계에 따르면 홍콩 주요 상권 임대료는 뉴욕 보다 비싸다. 올해 1분기 기준 1제곱피트(1제곱피트=0.09㎡) 면적당 임대료는 4334달러(약 503만원)를 기록, 뉴욕 3617달러 보다 높았다.


반면 홍콩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들은 감소세다. 지난 7월 홍콩을 방문한 중국인 수는 전년 동기대비 9.8%나 감소했다. 같은 달 홍콩 소매판매 역시 전년 동기대비 2.9% 감소한 376억홍콩달러에 그쳤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다.

AD

CBRE 홍콩 지점의 조 린 전무이사는 "홍콩 소매시장 전체 분위기가 예전과 완전히 다르다"면서 "그러나 여전히 높은 수준의 임대료가 유지되고 있어 입주 기업들이 수익을 내려면 임대료를 낮추거나 매장을 철수하는 방법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스펜서 렁 UBS 애널리스트도 "홍콩 센트럴 쇼핑지구 1층 소매업체의 경우 기업들이 손익분기점을 맞추려면 임대료 비용이 고점에서 70%가량 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