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난치성 질병 치료제 개발 등과 같은 의학 기술의 발전이 사망률 개선에 영향을 미쳐 보험회사의 연금보험 부채를 크게 확대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최근 들어 생존위험과 사망위험을 혼합해 관리할 수 있는 '연금전환 종신보험'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사망보험 부채가 연금보험 부채로 전환될 수 있어 보험사의 장수리스크를 가중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난치성 질병 치료제 개발이 보험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난치성 질병 치료제 개발이 본격화될 경우 사망률 개선 추세가 예측을 벗어남으로써 연금보험의 장수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김세중 연구위원은 "현재 연금상품의 보험료는 과거 사망률 개선추세를 반영한 경험생명표에 기반해 산출되는데 고령화의 진전으로 보험사의 연금상품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며 "향후 보험사의 종신연금부채 비중이 크게 증가한 상황에서 암, 심혈관질환 치료제 개발과 같이 예상치 못한 사망률 개선 요인이 나타나 급격한 사망률 개선을 야기 한다면 보험사의 연금부채는 크게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질병 치료제는 화학합성의약품에서 바이오의약품으로 발전해 오고 있으며 바이오의약품 중 유전자 치료제는 기존에 치료할 수 없었던 난치성 질병의 치료를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유전자 치료제는 현재까지 상용화된 사례는 많지 않지만 향후 10년 안에 성숙단계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암, 유전자 질병, 심혈관질환, 전염성질환, 신경질환 등에 대한 유전자 치료제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일반적인 종신보험의 경우 사망률 개선에 의해 보험사의 부채부담이 완화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난치성 질병 치료제 개발과 같은 예상치 못한 사망률 개선 충격은 종신보험의 연금전환을 촉발해 사망보험 부채가 대규모 연금보험 부채로 전환될 수 있다. 연금보험의 보험료 인상과 사망보험 보험료 인하를 야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연구위원은 "보험사의 연금부채 부담은 가중될 수 있으며 특히 장수리스크 관리를 위한 자연헤지 상태가 깨지게 됨으로써 보험사의 장수리스크는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연금보험의 경우 장수리스크가 확대에 대응해 적절한 보험료 산출을 위한 보다 정교한 사망률 예측 방법이 개발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난치성 질병 치료제의 개발은 암보험, 실손의료보험과 장기요양보험 등 질병보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암보험의 경우 암진단 시 정액급부를 지급하고 있기 때문에 항암 치료제의 개발이 보험사의 부채부담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약 또는 주사만으로 암 치료가 가능해진다면 입원담보와 수술담보의 손해율이 축소될 수 있다.


반면 난치성 질병 치료제의 약가가 매우 고가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실손의료보험의 손해율은 크게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장기요양보험의 경우 알츠하이머와 같은 퇴행성 질환 치료제 개발로 발병률이 감소할 경우 긍정적이지만 동시에 퇴행성질환의 진행이 늦춰져 요양기간이 연장될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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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연구위원은 "실손의료보험의 경우 의료비 급증으로 인한 손해율 악화가 예상되므로 공제비율과 보험금 상한선 조정 등의 대응을 통해 리스크 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며 "
암보험의 경우 암치료비의 증가에 따라 암진단 보험금의 상향조정이 필요할 수 있고 약물 또는 주사로 치료가 가능한 암종류의 경우 입원 및 수술 특약을 축소하는 등 담보에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고가의 유전자 치료제를 공적건강보험에서 모두 보장할 경우 공적부문의 재정 부담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공적부문과 민간부문이 역할을 분담하는 공·사 협력의 필요성이 강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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