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서재](서평)사회적 경영전략
사회적기업 육성법 시행 10여년, 그 이전 시민운동 맥락에서 만들어진 사업체나 자활공동체 기업 같이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다양한 형태의 조직들까지 포함하면 20여년이 넘는 역사를 통해 사회적경제 영역은 1400여개의 인증 사회적 기업과 7000개가 넘는 협동조합이라는 양적으로 큰 성장을 거뒀다.
그러나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성과를 동시에 달성해야 한다는 어려운 과제를 부여안고 있는 만큼, 성숙화 단계에 진입해 안정된 경영의 모습을 보여주는 사회적 기업은 아직까지도 소수다. 여전히 대부분의 사회적 기업이 시스템에 의한 경영 보다는 창업자 개인 리더십 하에서 성장의 기회를 찾지 못해 작은 규모에 머물러 있다.
이러한 사회적 기업들에게 필요한 것이 바로 성공한 사회적기업의 경험과 노하우다. 앞서 나가고 있는 사회적 기업들의 성공요인이 무엇인가를 알 수 있다면 뒤따라가는 많은 기업들이 이를 배우고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사회적경제 영역에서의 성공 사례를 다룬 책들이 나오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이 일정한 연구의 틀 없이 저자의 주관에 따라 서술되는 데 그쳤다. 이와 달리 이 책에서는 보다 객관적으로 '성공'의 원인을 해부하는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경영의 재무적·비재무적인 성과요소를 균형있게 평가하는 유럽품질경영재단(EFQM) 및 균형성과관리(BSC)의 틀을 활용해서 그 구성요소를 중심으로 사례를 분석해 보다 객관적이고 연구나 교육현장에서 활용가치가 높은 사례를 만들어냈다. 가온, 행복도시락, 원주로컬푸드협동조합, 희망자원, 컴윈, 두꺼비하우징, 그리고 협동조합 위드에 이르기까지 모두 7개의 대표적인 사회적 기업들을 들춰보고 성공적으로 운영되는 요인들을 찾아냄으로 시사점과 교훈, 경영의 방향성을 배울 수 있다.
또 사례분석의 이해를 돕기 위해 앞부분에는 사회적기업 경영에 대한 다양한 개념과 이론들이 소개돼 있다. 사회적경제의 등장배경, 경영의 의미와 경영혁신, 사회적 경영에서의 비즈니스모델, 미션과 비전, 성과관리들이 서술돼 있고, 여기에 사회적 가치와 맞닿아 있는 공유가치 경영, 기업사회책임, 저소득층시장 창출전략 등의 이슈들도 간략하게 소개됐다.
다만, 앞부분에서 사회적기업 경영의 여러 관점을 소개하다보니 전체적인 구성의 체계성이 조금 부족하다는 점은 아쉽다. 또 서술되고 있는 경영적인 시각과 도구, 접근 틀이 실제 사회적기업의 상황과 결합하여 사회적 기업에 고유한 최적화된 틀을 제시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도 앞으로 보완해야 할 점이다.
마이어(C. Meyer)와 커비(J. Kirby)는 2012년 HBR에 기고한 '폭주하고 있는 자본주의'라는 글에서 현재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공작새 효과(Peacock Effect)에 비유하고 있다. 종족번식(목적)을 위해 암컷을 유인하는 수컷의 크고 화려한 꼬리(수단)가 오히려 천적에게 잡아먹히기 쉬워져서 종족멸종을 초래할 뻔 한 것이다. 현재 지적되고 있는 자본주의 문제도 사람을 위한 기업, 사회를 위한 이윤이 거꾸로 그 자체로서 목적이 되어 사람을 옥죄고 사회를 배반하는 경영이 마치 최고인 것처럼 착각한데서 비롯됐다.
이제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서 바로 설 때이다. 사람이 우선이고 사회적 가치가 경제적 성과와 양립한 사회적 기업이야 말로 미래의 기업의 모습이다. 이 책의 사례로부터 배울 수 있는 경험들이 이런 미래의 사회적기업들을 더욱 더 많이 키워냈으면 한다.
한신대학교 경영학과 오창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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