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분양+건설사·주민 시각차에 끊이질 않는 하자보수소송
-국토부 분쟁위원회 불신, 소송으로 끝보려는 경향 늘어
-재판부 판결도 오락가락…소송해도 수임료만 지불하는 경우도 있어 주의

[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지난 5일 D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D건설사를 상대로 낸 하자보수보증금 및 손해배상 소송에서 0.3㎜ 미만의 균열 등의 하자보수비 6억8403만원 지급을 인정받았다. 재판부는 계절별 온도변화가 심한 우리나라의 특성상 폭이 0.3㎜ 미만인 균열이라 하더라도 이를 장기간 내버려둘 경우 빗물 침투 등으로 인해 철근이 부식되거나 균열이 확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출입구의 안전난간 높이가 낮다는 등의 주장은 안전상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다며 기각했다.


새 아파트 인기가 높지만 이미 입주한 아파트에서는 하자보수 소송이 끊이질 않고 있다. 마감시공 품질 논란부터 아파트값 하락 등이 복잡하게 얽혀있다. 재판부와 조정위의 기준 자체가 차이가 나는 등 법률적인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중요한 것은 하자보수 소송에서 입주민들이 모든 요구를 인정받지 못한다는 점이다. 시간이 꽤나 걸릴 수밖에 없는 소송을 통해 법률자문 수임료만 지불한 채 제대로 이익을 챙기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올 상반기 서울중앙지법의 14개 건설전담재판부에는 총 693건의 소송이 걸려 있다. 이 중 대부분이 건설사를 상대로 입주민들이 낸 하자보수 소송이다.

올해만이 아니다. 매년 하자보수 관련 갈등은 늘어나는 추세다. 국토부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가 심사ㆍ조정을 하기 시작한 2010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접수된 심사ㆍ조정 건은 총 3738건이다. 2010년 69건이던 분쟁은 2013년 1953건으로 폭증했다.


이렇듯 하자보수 문제가 끊이질 않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건설사들과 입주자들의 하자에 대한 시각차가 커서다. 하자는 유통기한처럼 '담보책임기간'이 있지만 입주민들은 시공을 했으면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관리사무소나 입주자 대표로서는 민원이 제기되면 어떻게든 결과를 내야 하는 압박감 때문에 법원까지 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아파트 가격이 하락한 경우 불만을 가진 입주민들을 로펌ㆍ법률사무소 등이 파고들면서 하자보수 소송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2008년 이후 부동산 경기가 냉각되면서 하자보수 소송이 유난히 늘었다"고 말했다.


국토부의 분쟁조정위원회의 해결능력을 믿지 못하면서 최후의 수단인 법정 소송이 남발되는 측면도 있다. 특히 국토부 하자 규정과 법원의 하자 인정 기준이 서로 달라 하자소송의 원인이 된다는 얘기다. 예컨대 0.3㎜ 미만의 균열에 대해 법원은 시공상 하자로 판단하지만 국토부는 그 이상을 하자로 정하고 있다. 법원은 감정인을 두고 하자가 맞는지, 하자 책임기간이 지났는지를 판단한다.


신현호 변호사(법무법인 인터로)는 "하자보수 소송을 준비할 때는 기간이 가장 중요하다"며 "하자보수 요청도 했다는 사실 등 내용증명도 정해진 기간 내 잘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법원의 문을 두드리더라도 입주자들에게는 오락가락 판결이 기다린다. 하자의 정의와 판단기준이 모호해 같은 사안을 두고 하급심끼리 판결이 어긋나는 경우도 있다. 최영동 대표변호사(법률사무소 원)는 "싱크대 바닥 하부 불량 마감을 두고도 재판부마다 하자 인정 여부가 다르다"고 말했다.


이에 법률 전문가들은 해석상 혼란을 줄 수 있는 기준을 구체적으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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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록 변호사(법무법인 영진)는 "2013년 집합건물법이 개정돼 주택법과 해석상의 차이를 상당부분 해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여전히 혼란을 줄 수 있는 일부 조항이 존재한다"며 "재판 실무를 통해 관련된 법률의 구체적 해석기준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재판에서 입주민이 승소하더라도 법률 자문료만 간신히 인정받는 경우가 적잖은 것으로 알려져 '막무가내식 소송'은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재연 기자 ukebid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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