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블로그]용두사미된 ‘내츄럴엔도텍 사태’
[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지난 4월 22일 오후 2시께 한국소비자원은 건강기능식품 '백수오' 제품 가운데 실제 백수오를 원료로 사용한 제품이 3개에 불과하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백수오 대표 기업이자 코스닥 시가총액 9위의 내츄럴엔도텍 주가가 순식간에 거래제한폭까지 빠졌다.
내츄럴엔도텍 사태는 잘 나가던 코스닥시장도 흔들었다. 710선을 가볍게 돌파하며 상승세를 보였던 코 스닥은 680선까지 떨어졌다.
시장이 흔들리자 개미들도 돌아섰다. 당시 8조원에 달하던 코스피ㆍ코스닥 거래대금은 7조원대로 내려갔다.
내츄럴엔도텍 사태가 불거진 후 두 달여 만인 지난 26일 검찰은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던 내츄럴엔도텍에 대해 무혐의 처분하고 수사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수사결과 발표에서 "내츄럴엔도텍이 이엽우피소를 고의로 혼입했거나 혼입을 묵인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소식만으로 내츄럴엔도텍은 가격제한폭(29.75%)까지 치솟았다.
내츄럴엔도텍 사태가 두 달여 만에 허무하게 마무리됐다. 피해자는 있는데 피의자가 없는 이상한 사건 종결인 셈이다.
사실 내츄럴엔도텍 사태로 인한 피해자는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내츄럴엔도텍 주식을 산 투자자들도 있다.
투자자에게 1차적인 책임이 있지만 내츄럴엔도텍 사태는 회사 책임이 더 크다고 볼수 있다.
투자자들은 '백수오라는 원료를 100% 사용한다'는 회사의 말만 믿고 주식을 샀다. 결코 회사의 책임이 작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이번 일로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10여일 만에 시총 규모가 1조원 이상이 증발됐다. 시총 규모가 줄어든 것은 그만큼 주가가 빠진 것을 방증한다.
공은 시장으로 넘어왔다. 검찰은 무혐의 처리로 사건을 종결했지만 시장이 내츄럴엔도텍에 대한 신중한 판단을 해야하는 상황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내츄럴엔도텍의 경영 정상화를 장담할 수 없고 실적 악화가 예상되는 만큼 묻지마 투자는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우선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2분기 실적 발표 시 냉정한 투자 판단이 필요하다. 내츄럴엔도텍은 지난 5월29일 1043억원 규모의 백수오 등 복합추출물 및 홍백수오 생산을 중단한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매출액의 84.1%에 달하는 규모다. 또 보관 중인 백수오 등 복합추출물 및 홍백수오에 대한 폐기를 결정했다.
사정이 이쯤 되면 내츄럴엔도텍의 2분기 실적은 급격한 악화가 불 보듯 뻔하다. 한국소비자원과 소비자들이 제기하고 있는 여러 법적 절차에 대응하기 위한 소송 비용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 보인다.
무엇보다 내츄럴엔도텍의 백수오에 대한 소비자 신뢰는 무너졌다. 오는 7월28일 이후 내츄럴엔도텍이 생산을 재개하더라도 소비자가 백수오 건강기능식품을 선뜻 구매할지는 미지수다.
최대 유통채널이었던 홈쇼핑에서 다시 내츄럴엔도텍 백수오 제품 판매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용두사미에 그친 내츄럴엔도텍 사태. 하지만 시장과 소비자, 투자자만의 판결은 아직 남아있다.
'무혐의 처분=신뢰 회복'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제는 소비자와 투자자들이 엄중한 판단을 내려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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